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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록하는 제2의 조지오웰, 조세희는 어디에 있나? 본문

수희씨 이야기/책읽기

오늘을 기록하는 제2의 조지오웰, 조세희는 어디에 있나?

수희씨 2011. 7. 28. 11:31
위건부두로 가는 길/ 조지오웰 /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 문학과 지성사 / 1975년 초판, 1995년 7쇄

조지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나서, 조지오웰이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라는 걸 새삼 알게 됐다. 조지 오웰은 수많은 에세이를 남겼다. 그의 글이 오늘날에도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많다. 간결한 문제, 통찰력, 그리고 조지오웰이 밝힌 정치적 목적이 있는 글이기 때문에 더 오랜 생명력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충실하게 에세이로 담아 냈다는 점이다. 조지오웰이 본 세상이 그의 글로 남았다. 



조지오웰은 1930년대 영국 북부 노동자들의 문제를 취재해 글을 썼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영국의 대량실업, 탄광노동자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르포다. 실제 조지오웰은 노동자들의 거친 삶을 체험하기 위해 그 속으로 들어갔다. 이 글들은 실업을 다룬 세미다큐멘터리의 위대한 고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단다.

나는 기자도, 르포 작가도 아니지만, 조지오웰의 책을 읽으면서 배우는 것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얼마나 잘 알아야 하는지를 배운다. 잘 관찰하고, 성찰하고, 그러면서도 쉽게, 간결하게, 정확하게, 자유롭게 쓰는 것이 중요한 글쓰기의 덕목임을 배운다.

<위건부두로가는 길>은 북부탄광노동자들의 삶과 사회주의에 대한 조지오웰의 글을 중심으로 나뉜다. 조지오웰은 계급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자신은 노동자 계급이 아난 상류 중산층이라고 여기지만, 노동자 계급의 문제를 고민한다. 그는 상류층들이 노동자들을 얼마나 혐오하고 두려하고 무시하도록 어려서부터 배우는 지를 말하고, 그들의 속물근성을 고발한다. 또 노동자 계급을 위한다면서도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회주의자들의 면면에 대한 비판도 한다. 계급차별 철폐를 말하면서도 자신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위선을, 똑똑한 자신이 하층계급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보이는 습성을 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회주의가 추구할 것은 정의와 자유라고 말한다. 프롤레타리아의 연대니 이런 말보다는 정의와 자유, 실업자들의 곤경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라고 한다. 그러다보면 계급 문제가 해결 될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작가 조세희  출처: 오마이뉴스>

<위건부두로 가는 길>을 읽으면서 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떠올랐다. 다시 찾아 난쏘공을 읽었다. 1970년대 재개발로 쫓겨나가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가 난장이라고 묘사한 주인공은 바로 노동자 계급 아닌가. 우리 사회 현실을 이토록 덤덤하게, 현실적으로 그러면서도 신비한 듯한 분위기를 내며 보여준 난쏘공을 보면서 조지오웰이 묘사한 북부지역의 탄광 노동자들, 실업자들의 삶과 겹쳐서 읽혔다. 그러면서 또 드는 생각이 1930년대, 1970년대를 지나 2010년을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현실, 노동자 계급의 위기, 불안을 떠안고 사는 한국 사회와 이 두이야기가 전혀 다르지 않게 또 겹친다는 사실이다. 노동현실도, 지식인들의 위선도 여전한 듯 싶기도 하다.

오늘 아침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온 변상욱 기자는 말한다. 여름 휴가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노동자들이 많지 않다고, 국가 복뮤규정에 정 해놓은 휴가도 제대로 못 쓴다고 한다. 한국인의 연간노동시간은 2193시간, OECD평균 1749시간, 휴가는 유럽연합은 25일, 우리나라는 7일 정도란다. 하긴 휴가도 배부른 고민이다. 야간노동만이라도 하지 않게 해달라는 외침도 있다. 

오늘을 기록하는 또다른 조지오웰, 조세희가 있을까. 우리 언론이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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