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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미디어의 미래

팟캐스트 정말 누구나 할 수 있을까?

수희씨 2012. 2. 20. 14:12

팟캐스트가 열풍이다. 정말 폭발적인 반응이다. 나는 2011년 초만 해도 팟캐스트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러다 <나는 꼼수다>가 유행하면서 이런 형식의 방송을 팟캐스트라고 하는 구나 하고 알았고,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아이튠즈에 올라와있는 방송들을 들으면서 친숙해졌다. 더 이상 팟캐스트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마치 오래전부터 내 옆에 있었던 것처럼 익숙해졌다.

실제 우리나라 팟캐스트는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고 미국중국 일본을 비롯해 세계 상위 5위권안에 들어간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휴대폰 사용자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팟캐스트 방송을 자주 듣는다는 사람이 10.5%, 팟캐스트를 알고 있다는 사람이 55.7%, 나꼼수를 알고 있다는 사람이 94.1%였다고 한다. 팟캐스트가 얼마나 사람들 속에 빨리 자리잡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지난해를 대표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을 만큼 <나는 꼼수다>의 인기는 폭발적이었고, 이후 언론노조가 만드는 <뉴스타파>,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이털남> 등이 팟캐스트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현상 탓일까. 지난 주 15일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미디어콘서트 <팟캐스트의 미래>에는 팟캐스트 방송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나꼼수>의 김용민 피디는 강연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했고, <뉴스타파>를 제작하고 있는 춘천MBC박대용 기자와 <이털남> 진행자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제작자 이한기 피디의 이야길 들을 수 있었다.

 <뉴스타파> 박대용 기자는 뉴스타파와 조중동 종편의 실제 시청률을 추산해 본 결과를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방송광고주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시청률로 따진다면 조중동 종편보다 뉴스타파가 10배정도 시청률이 많다고 한다. 시청률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뉴스타파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후원금을 내겠다, 광고를 하고 싶다고 말해오는 수많은 시민들 때문에 오히려 제작진이 더 감동받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박대용 기자는 나꼼수가 팟캐스트라는 소비 패턴을 만들었고 언론보다 의제설정 기능이 앞섰다면, 뉴스타파는 현장 취재를 통해 더 전달력을 높이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언론노조가 기존의 시위나 집회형식의 활동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영역의 운동 방식을 만들어냈다는 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털남>진행자 김종배시사평론가는 팟캐스트는 기존의 라디오와 정말 비슷한 측면이 많지만 보다 자유로운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롭다고 해서 내용에 책임을지지 않으면 안된다며 전달하는 내용에 책임성을 요구받는다고 밝혔다. 또 진행하면서 출연자들에게 각을 세워 인터뷰를 하며 날카롭게 진행하고 싶었지만, 대체로 출연자들에게 반론할 게 없어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털남 제작자 이한기 피디는 팟캐스트의 열풍을 이야기하며 가히 팟캐스트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큼 유행하고 있는데 2013년 이후에는 팟캐스트 전체 시장이 더 커지고, 뉴스나 정치보다는 일상영역으로 주제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꼼수>, <이털남>, <뉴스타파>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기존 언론의 무기력함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류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반대급부로 더 부상한 측면이 있다. 지역에서 시민언론운동 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나역시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다. 지역언론에 무관심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새로운 언론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 말이다.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만드는 시민미디어 말이다. 그런데 팟캐스트 열풍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길 들으니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방송이 아니질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현직 언론인은 아니지만 언론인들보다 더 전문성을 갖추고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제작 환경도 일반 개인들에 비하면 그리 열악하지도 않다.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무엇보다 열광하는 청취자들도 많다. 이것이 부럽다는 얘긴 아니다. 팟캐스트마저도 또 집중되고 그러는 건 아닌가 싶어서다.

지난해 충북민언련 인터넷방송 <꼰지방송>을 시작했고, 올해 더 활성화시켜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게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방송에도 희망과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고, 알리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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