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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연대 그리고 신자유주의

수희씨 2010. 7. 31. 13:10

권력은 이미 시장에 넘어갔다고 이 나라의 대통령은 말했다. 정부여야도 신자유주의에 반대하지 않으며 시장경제를 인정한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하고 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신자유주의란 말인가. 이 땅의 노동자, 농민 모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처참하게 투쟁하고 있는데 말이다.

부산에서 APEC회의가 열리고 있다, 온 나라가 APEC을 치르는 듯 참으로 요란하기도 하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는 APEC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고, 각 국 정상들이 묶게 될 호텔, 식기, 부인들 이야기 그야말로 별의 별 것들이 주요뉴스로 처리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쟁과 빈곤의 세계화를 멈춰라’라는 APEC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곁다리로 취급되고 있다. 혹시라도 APEC 반대 시위로 있을지 모를 충돌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수준이다. 

이번 부산APEC에서는 무역자유화의 확대를 촉진하기 위한 부산 로드맵 채택과 WTO 지원, 그리고 인간안보 등이 주요의제로 다뤄진다고 한다. 이는 신자유주의를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들일 뿐이다. APEC이 마치 엄청난 국가이익을 가져다주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주는 양 언론에서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질 않다. 초국적 자본의 세계화, 빈곤, 전쟁, 불평등이 바로 APEC의 본질이다. 그러나 주류 언론은 APEC의 이면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런 경험은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03년 9월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칸쿤에서 대한민국 농민 이경해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 라고 저항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에 분노한 민중들의 저항은 거세지고 결국 정부간 협상을 결렬시키고야 말았다. 이 투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투쟁에 맞선 국제연대투쟁으로서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이 현장은 ‘킬로미터 제로- WTO/ 칸쿤’ 이라는 영상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주류 언론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그가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WTO에 왜 저항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라크 파병 때도 마찬가지였다. 각 방송사들은 국방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이툰 부대의 출국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아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한 파병반대 여론을 제대로 보도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이라크파병을 선동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 주말 정부의 농촌정책을 비판하며 한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사건도 작게 사건기사로 처리되었다. 그리고 이틀 후 농민들의 시위 모습은 한 장의 사진으로 사회면에 자리하고 있다. WTO 회의, 쌀협상 비준안 처리가 어떻게 보도될 것인지 기대감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금도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기 위한 전 세계 민중의 투쟁은 어김없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주류 언론이 다루지 않는 신자유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많은 미디어 활동가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노동자와 농민, 빈민, 활동가들에게 저항과 연대를 가르쳐주고 있는 셈이다.

(새충청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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