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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오마이베이비

입에 쓴 약 열심히 먹어보자

수희씨 2013. 3. 20. 21:23

지난 월요일 아침,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시어머니 전화다.

" 언제 출근하니?"  "9시쯤 나가는데요." "지금 청주가고 있다. 너줄려고 약초 달여서 간다"

"아니 택배로 보내시죠." "그냥 간다"

어머니가 오신다니 마음이 바빠졌다.

어머니가 들고 오신 약초달인 물은 양이 꽤 많았다.

몸이 따뜻해진다는 약초 구절초, 익모초, 인진쑥 등등을 넣고 밤새 달이셨단다. 밤새 달여서 그걸 들고 아침에 달려오신거다.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다.

내 시어머니는 아이를 무척이나 기다리신다. 그동안 나와 눈만 마추치면 얼른 병원에 가라고 늘 말씀하셨다. 나는 어머니 앞에선 언제나 죄송스럽기만 해 답답하다. 아이를 기다리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어머니 말씀이 듣기 싫을 때도 있다.

밤새 약초를 달여서 들고 오신 그 마음도 너무나 잘 알기에 죄송스럽다. 한편으론 너무나 속상하다. 고생하는 어머니께 기쁜 소식을 언제나 전할까 싶어서 말이다.

어제는 또 전화를 하셨다. 다시 달여서 먹으라고 하신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한시간을 달였다. 온 집안에 냄새가 가득하다. 엄청 쓰다.  그동안 아이가 안 생겨서 한약을 무척이나 많이 지어먹었다. 한약 먹는 게 너무 싫어서 다시는 한약을 안 먹겠다고 선언 아닌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다시 한약을 먹기는 싫은데.....어머니가 직접 달여주신 이 약초 다린 물은 안마실래야 안마실 수가 없다.

그 맛은 엄청 쓰다. 진저리가 처질 정도다. 입에 쓴 약이 좋다니 그저 좋기만을 바란다.

그런데 이 약을 다 먹었는데도 좋은 소식이 안 생기면 그 때는 어쩌나 싶다.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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