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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오마이베이비

그래도 아프다....

수희씨 2012. 7. 15. 11:51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쉽게 될 일이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아프다. 

배아를 이식받고 9일째 되는 날 피검사를 받았다. 5.2 임신반응이 있지만 아직 수치가 낮아서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날 피검사를 받고 온 날 생리때와는 좀 다르게 여겨지는 피가 비쳤다. 임신 초기엔 착상출혈이라는 것이 있어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어느새 난 기대를 걸고 있었다. 어쩌면 잘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틀 후 다시 피검사를 했다. 임신반응 피검사 수치가 23으로 올라갔다는 이야길 들었다. 친정어머니와 동생들은 임신이 된 거라면서 누워있어라, 유산방지 주사를 맞아라, 등의 각각 주문을 쏟아냈다. 이런 이야길 들으며 나도 살짝 기대를 걸기도 했다. 병원에선 이틀 후에 다시 피검사를 하자고 했다. 

궁금했다. 사실 두번째 피검사를 받기 하루 전날부터 생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날 살짝 피가 묻어났던 거와는 확연히 다른, 생리였다. 그런데 왜 임신반응 수치가 올라갔던 것일까. 임신이 되어도 생리를 할 수 있나? 아니질 않나. 아니면 내가 무엇을 잘 못했나? 서울을 다녀와서 몸에 무리였던 것일까? 정말 착상이 되려다 내가 움직여서 실패한 것일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계속 생리가 나오고 있었기에 임신반응 수치가 올라갔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았다. 

어제 세번째 피검사를 했고, 올라갔던 수치가 다시 5.1로 떨어졌노라는 이야길 들었다. 아마도 착상에 실패한 거 같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지난 두달간의 나의 첫번째 시험관 아기 시도는 실패라는 결과를 얻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수월한 과정이었다.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임신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몸 상태는 나쁘다. 평소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생리때문이다.  아니 몸 보다는 마음이 문제다. 기대 안하려고 해도 자꾸만 기대하게 되고, 작은 검사 결과 수치에도 몸과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올라갔다 했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아직은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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