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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오마이베이비

나의 난자를 처음 생각했다

수희씨 2012. 7. 4. 17:46
시험관 아기 시술을 선택하고 실행하기까지 난 무척이나 망설였다.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내가 왜 그런 시술까지 받아가며 임신을 시도해야하는가 싶었다. 게다가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면 몸이 무척이나 망가진다(?)는 이야길 숱하게 들어서 겁을 먹었다. 아무리 아길 원한다해도 그리 끔찍한 걸 어떻게 할 수 있나 싶었다. 나의 마음은 항상 갈등했다. 좀만 더 기다려보자, 아니 더 늦으면 안된다.....

지난 한달간 서울로 병원을 다녔다.  과배란을 위해 주사를 맞았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난자채취를 했다. "심호흡하세요" 라는 이야길 듣고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고 했던 것 같은데 깨어보니 회복실에 누워있었다. 마취를 했기에 아팠는지 어땠는지도 모르겠다. 병원에서는 8개의 난자가 채취되었다고 알려줬다.

 나의 난자 8개! 사람마다 일생동안 만들어지는 난자의 양이 정해져있다고 한다. 나의 난자 보유량은 적지도 많지도 않다는 검사결과였다. 8개의 난자를 채취했으니 무리였을 것이다.  난자채취하고 나니 배가 부른 듯한 느낌에 소화가 안되는 느낌까지 속이 안좋았다. 가슴도 아팠다.  허릿살도 더 두둑해진 느낌이랄까..... 아니 많이 먹고 누워만 있어서 불어난 살들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의 조카 아기 때 모습 > 

지난 2일 드디어  수정란을 내 몸에 이식했다. 그 과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너무나 간단해 이상할 정도였다. 통증도 없었다. 의사선생님은 8개의 난자 중 5개가 수정란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가운데 두개의 수정란이 1등급이라고 말했다. 두려움이 앞서는 가운데에서도 수정란 상태가 좋다니 그 말이 또 듣기 좋았다. 이제까지 나의 난자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수정에 실패했다. 의학의 힘으로 수정에 성공한 것이다. 앞으로 자연 임신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나의 난자들은 그냥 난자에 머무는 것이다 생각하니 임신이 얼마나 축복스러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선생님은 내게 종교가 있느냐고 묻더니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약식으로 하는 기도일거라 생각했는데....너무도 절절하게 기도를 해주니 눈물이 났다. 위안을 받은 듯한 느낌과 간절함이 막 솓구쳤다. 이날 나는 3개의 수정란을 이식받았다. 수정란이 나의 자궁안에 잘 착상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면서.....

이식한지 오늘이 3일째다.  이식 후에 몸에 어떤 반응이 있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봤다. 이식후 4~5일째에 착상이 된다고 한다. 착상이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읽었다. 실패했다, 성공했다, 피말리는 기다림의 시간이다........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보니 이식 후 피 검사를 하는 열흘 사이에 기다림이 만만치 않은가보다. 사람마다 증상은 다 다를 수 있으니 나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왜 난 아무 느낌이 없는 거지 싶어 불안한 마음도 든다. 그래도 출혈이 있거나 복수가 찬다거나 그런 증상은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험관 아기를 처음 시도하는 거라 큰 기대는 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이제 일주일후면 임신여부를 알 수 있단다.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실망하지 말자고 또 다짐한다. 편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게 기다리자는 남편의 위로에 힘을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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