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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오마이베이비

엄마가 된다는 것은 .....

수희씨 2015. 5. 22. 14:18

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는 손과 발에도, 하루가 다르게 부르는 배에도 어느 정도 적응했다. 잠잘 때 불편함도 느끼지만 이제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참을만하다. 출산에 대한 고통을 상상하는 것도 고통이라기보다는 참아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며 호흡한다. 벌써 임신 35주째다. 시간 참 빠르다. 임신에 대한 기쁨과 행복감에 취해 보냈는데 어느새 출산이 코앞이다.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사실 좀 막막하다. 내게는 정보가 별로 없다. 인터넷을 뒤져보고, 책을 보고, 가끔씩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언니들에 경험담을 듣지만 고민은 계속 쌓이기만 한다. 이래서 엄마가 되기가 힘든가보구나, 싶다. 사소한 아니 심각한 고민을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출산용품 준비부터가 난관이다. 우선 내가 준비한 것은 베냇저고리와 속싸개 정도이다. 다들 아기가 금방 크니 많이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베냇저고리를 사러 백화점에 갔는데 확실히 인터넷보다는 좀 비쌌다. 처음 사주는 옷이니 충분히 돈을 쓸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가 옷은 대부분 면인데 일반 면으로 된 걸 사야할지, 유기농 면을 사야할지 또 선택해야 한다.

                                                                                 <만삭사진도 고민 끝에 찍었다^^>

다음 고민은 천 기저귀를 쓸 것인지, 일회용 기저귀를 쓸 것인지다. 편리성을 따지면 일회용을 쓰는 게 당연한 듯 싶다가도 아가를 위해서는 천 기저귀가 낫지 않나 고민이다. 아직 결정을 내리진 못했다. 아무리 모유수유를 한다 해도 젖병을 쓸 일이 있으니 젖병도 사야 한단다. 젖병소독기도 요즘 많이들 쓴다고 추천받았다. 젖병도 종류가 천차만별이라 추천받은 대로 고를 예정이고, 젖병 소독기는 따로 사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끓는 물에 소독하면 괜찮겠지 싶다.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도 그렇다. 에어컨은 없어도 되겠지만 공기청정기를 사라는 권유를 꽤나 많이 받는다. 요즘 미세먼지 문제도 심각하고, 아가들은 더 취약하기 때문이란다. 공기청정기 없어도 잘 살았는데 이게 필요할까 싶다가도 여러 엄마들이 추천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싶어 마음이 흔들린다. 카시트 같이 꼭 사야할 것들은 어떤 브랜드 것을 고르는 게 좋은지가 고민이고, 있으면 좋겠지만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사야할지 말아야할지가 참 고민이다. 아이 용품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긴 하다는데 누군가 쓰던 걸 물려받아 쓰면 참 좋겠다 싶은 마음뿐이다. 인터넷 육아 모임 카페에 가입해 알아보라고 조언받긴 했지만 좀 번잡스럽다는 생각에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이렇게 육아용품을 사야할지, 말아야할지는 어찌보면 가장 단순한 고민일 수도 있겠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말이 있듯이 경험하다보면 생겨나는 노하우가 있을테니 말이다. 이밖에도 사소한 고민은 많다. 돌잔치를 하려면 지금 예약해두어야 한다는 이야길 듣고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직 시부모님과는 상의하진 않았지만 나는 아이 돌잔치를 뷔페에서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아이 성장앨범이니 하는 것들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선택해야 할 것도 많고 그 때마다 내 선택이 정말 옳은지를 끊임없이 의심할 것이니 어떤 확고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부모로서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할지, 철학을 가져야 할지를 요즘 부쩍 많이 생각한다. 이래서 어른들이 부모가 돼 봐야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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