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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보도, 지역언론은 제대로 실력발휘 했나? 본문

지역언론 이야기/지역언론을 말하다

4.11 총선 보도, 지역언론은 제대로 실력발휘 했나?

수희씨 2012. 4. 25. 13:46

4.11 총선이 끝났다. 총선과 관련해 많은 평가가 나왔다. 이번 총선에도 어김없이 지역언론을 대상으로 모니터를 했다. 모니터 결과는 이미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모니터를 하면서 느낀 점들을 다시 정리해보려고 한다.

 


                  <언론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새누리당 정우택 당선자의 논문표절+성매수+금품수수 의혹>

나의 주요한 관심사는 선거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구체적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언론은 어떤 지위를 확보하게 될까,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하는 점이 궁금했다. 지역언론의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어쩌면 이번 총선이 지역언론의 ‘현재’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결과와 SNS의 확산이다.

4.11 총선보도 모니터를 하면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보면서 지역언론이 얼마나 지역의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가, 아니 실제 지역주민들의 생각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했다. 또 일부 신문들이 노골적으로 정우택 후보 편파보도를 하는 것을 보면서 절망했고, 우려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우택 후보에게 노골적인 편파보도는 없었지만, 정우택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대부분의 지역언론이 비켜나면서 결과적으로는 유리한 보도를 한 꼴이 됐다. 또한 전반적으로 지역언론들은 새누리당 위주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언론은 선거의 주요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도 끌어가는 힘도 없어 보였다. 선거보도를 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지난 2004년, 2008년 총선과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 총 네 번의 선거와 이번 총선보도태도 역시 조금도 변화하지 않았다. 선거판을 따라다니는 형태를 벗어나지 않았다. 모든 언론이 거의 똑같은 보도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 증거다. 선거보도양은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SNS, 지역에선 아직?

SNS의 영향력이 커져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지역에서는 유효하지가 않다. 지역내에서는 SNS를 통해 이슈 확산이나 여론 형성이 되지 않고, 선거 후보자들도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올리는데 에만 급급했지 SNS를 활용해 의제에 대해 토론을 하거나 논란이 되거나 그러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슈도 없었지만 파워 이용자들도 없었다. 특히 지역 연고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역 이슈와 관련해서 SNS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할지 모르나 SNS 확산으로 지역언론을 비롯한 기존 언론들이 위축되는 현실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는 SNS의 영향력이 그다지 높게 나타나진 않았다. 그러나 나꼼수 같은 팟캐스트의 확산으로 오히려 대안언론의 가능성을 더 확인시켜줬다. 지역언론은 기존언론과 SNS와도 경쟁해야 하니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었고, 이번 선거를 통해 그 영향을 좀 확인해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지역언론의 존재 이유는....

그렇다면, 나의 결론은 무엇인가? 첫째, 선거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은 크지 않다. 그러나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에서 치르는 선거는 더 끔찍하다. 지역언론이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른 어느 매체보다도 더 정확한 정치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의 의제를 제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현재처럼 후보동정 중심의 보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라면 굳이 지역언론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명분상으로만 존재하는 지역언론의 역할에만 매몰되어 인정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다.

역으로 언론이 아무런 쟁점도 보도하지 않는 상태가 끔찍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를테면 새누리당 정우택 의혹 보도를 철저히 하지 않고 오히려 흑색선전으로만 보도해 언론이 오히려 정치혐오감만 조성하고, 이슈 확산을 가로막는 장치로 작용한 셈이니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이 있었다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둘째, 지역언론은 취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출입처제도가 주는 폐해가 너무나 심각해졌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주어진 정보로만 보도를 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느 언론이고 할 것 없이 똑같은 내용의 보도가 넘치는 게 아닌가. 이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과연 언론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저널리즘 회복해야

마지막으로 도대체 언론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나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명박 정권이 언론장악을 해서 지금의 언론 위기를 겪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인들이 외치는 언론자유만큼, 언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고, 아니 하려고 노력했는지는 더 따져봐야 한다. (파업을 통해서 언론인들은 다시 거듭나겠지만....그 이후 언론은 정말 정도를 걷게 될까?)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정도다, 언론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렇게 하지도 않으면서 언론의 권위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특정 집단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이번 선거 보도를 보면서 다시금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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