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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위아영> 젊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수희씨 2015. 5. 22. 14:26

어느새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하는 나이가 됐다. 마냥 어리기만 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보다 훨씬 어리고 빛나는 청춘들이 도처에 수두룩하다. , 나이 먹었다. 마흔을 넘겼으니 이제 너는 청춘이 아니라고 해도 꼼짝없이 수긍해야 할 판이다. 나이 먹었다고 꿈도 사라지는 건 아니라지만,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 열정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청춘은 부럽기만 하다.

영화 <위아영>40대 중반에 부부와 20대 부부의 삶을 대비시켜 보여주며 젊음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40대 부부인 조쉬와 코넬리아는 여러 번 임신에 실패를 겪긴 했지만 나름 괜찮아보이는듯한 삶을 산다. 조쉬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8년째 작품을 끝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때는 유능하다는 소릴 좀 들었다보다. 코넬리아의 아버지 역시 권위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영화상에서 회고전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를 둔 탓인지 코넬리아는 남편인 조쉬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듯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조쉬는 20대 부부인 제이미와 다비 커플을 만난다. 제이미 역시 다큐 작업을 한다. 조쉬에게 당신의 작품을 인상깊게 봤다며 적극적으로 다가선다. 무료한 일상과 잘 끝내지지 않는 다큐 작업에 지친 탓인지 조쉬도 이들 부부에게 금새 빠져든다. 20대인 제이미,다비 커플은 발랄한 듯 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이다. 인터넷을 하기 보다는 직접 하는 게임을 더 즐기고, 뭐든지 적극적이다. 제이미 부부에게 자극받은 조쉬 부부는 또래에 부부들과 어울리기 보다 제이미 부부와 어울리는 게 더 즐거운 눈치다. 하긴 이들이 처음 해보는 이상한 체험은 그 이전엔 상상도 못했던 그런 것들로 가득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제이미가 왜 조쉬에게 접근했는지 답이 나온다. (제이미는 무명에서 유명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쉬부부를 철저히 이용한다.) 결말을 알기 전까지는 내내 제이미에 즉흥성과 발랄함이 과연 젊음에 특권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워낙 무기력해보이는 조쉬와 대비가 되기에 더 자유분방하고 멋져보이기까지 한다.

제이미는 조쉬 부부의 도움 탓인지 드디어 자기 이름을 세상에 알릴만한 기회를 갖는데 성공한다. 다큐는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쉬를 조롱하듯이 상황을 꾸며 놓고도 그래도 전체적인 맥락에 큰 문제가 없으니 그만이지 않냐며 당당해한다. 조쉬는 제이미와의 한바탕 소동을 겪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듯 하다. 이제 8년을 질질 끌었던 다큐 작업도 말끔하게 끝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제이미에 다큐 작업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왜 다큐를 만들려고 했는지, 어디에 매여서 헤매고 있었는지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코넬리아를 대하는 권태로운 눈빛도 좀 달라진 듯 싶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기적이라는 것을, 가장 좋은 순간이라는 것을 서로 알게 되니 말이다.

<위아영>은 유쾌하면서도 심오했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내 모습은 어떤지를 자꾸만 생각하게 한다. 단순하게 젊음을 아쉬워한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나이를 먹는 만큼 잘 살아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영화 <위아영>은 노아 바움백 감독 작품이다. 전작 <프란시스 하>도 참 재밌게 봤다. 앞으로도 이 감독 작품은 빼놓지 않고 보게 될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할 줄 아는 영리한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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