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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우리 부부가 읽은 동화책 이야기

수희씨 2011. 3. 8. 20:31
어제는 일이 늦게 끝나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왔습니다. 퇴근하는 길에 야근하던 남편을 태워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 손에는 동화책이 한권 들려있었습니다. 직장선배가 선물한 책이랍니다. 직장선배 부부가 우리 부부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둘이 함께 책을 보라고 했답니다. 


씻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남편이 안된다며 책을 보자고 합니다. 피곤함에 하품도 나고 눈꺼풀이 무거웠지만 거절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이 읽어줘" 라고 말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 작은 불빛 하나로 동화책을 폅니다.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그보다 더 이쁜 글들......제 남편이 책을 읽어내려갑니다. 전 그림을 보면서 귀를 열어 이야기를 듣습니다. ( 결혼 생활의 특별한 즐거움중의 하나는 바로 남편이 읽어주는 책입니다. 사막의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랄까요.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그 책은 낸시 틸먼의 그림 책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입니다. 우리 부부는 아직 아이가 없습니다. 결혼한지 6년이 다되어갑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어서 일까요. 이세상에 너같이 어여쁜 아이는 없다고 말하는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얼마나 이쁠지, 얼마나 특별할지 느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너무나 이쁜 글들을 여기에도 옮겨봅니다.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네가 태어난 그날 밤, 
달은 깜짝 놀라며 웃었어.
별들은 살그머니 들여다봤고
밤바람은 이렇게 속삭였지.
"이렇게 어여쁜 아기는 처음 봐!"

정말이지, 지금껏 이 세상 어디에도 
너같이 어여쁜 아이는 없었단다.

바람과 비는 네이름을 속삭이고 또 속삭였어.
네 이름은 마법의 주문처럼 들렸어.
난 네 이름을 크게 외쳤지.

네이름은 살랑살랑 산들바람을 타고 들을 지나 높이높이 날아갔어.
바다를 건너고....
숲을 지나서....

마침내 세상 모두가 네 이름을 들었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네가,
세상에 태어난 걸 알게 되었지.

이렇게 예쁜 눈이랑
이렇게 예쁜 코랑
이렇게 귀엽게 꼬물거리는 예쁜 발가락은 처음 봤어.
내가 하나, 둘, 셋, 하고 세자, 넌 발가락을 꼬물거려 주었어.

북극곰들은 네 이름을 듣고 새벽이 올때까지 즐겁게 춤을 추었어.
머나먼 곳에서 기러기들도 돌아왔지.
달은 이튿날 아침까지 창가에 머물렀어.
무당벌레들도 얌전히 앉아 기다려 주었단다.

네가 얼마나 특별한지 궁금할때마다, 
누가 널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궁금할 때마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렴. 
(기러기들이 널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는 거란다.)
동물원의 곰들이 쿨쿨 잠든 것 좀 봐.
(밤새도록 즐겁게 춤추느라 지쳐 잠든 거란다!)
바람소리 들으면서 살그머니 눈감아 보렴.
(잘 들어...바람은 또다시 네이름을 속삭일거야!)

아침까지 달이 머물러 있거나
무당벌레가 얌전히 앉아 있거나
작은 새가 창가에 잠시 앉아 있다면,
그건 모두 네가 웃는 걸 보려고 기다리는 거야....

지금껏 어떤 이야기나 노래에서도 
너처럼 어여쁜아이는 나온 적이 없었단다,
앞으로도 영원히, 
너처럼 어여쁜 아이는 이 세상에 없을거야...

네가 태어난 그날 밤, 
하늘은 온갖 트럼펫과
뿔피리를 연주했어.
더없이 멋지고 근사한 그날 밤, 
네가 태어난 그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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