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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두번의 장례식과 한번의 결혼식

수희씨 2011. 6. 27. 10:52


지난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진원 선배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단다. 
서둘러 선후배들에게 문자를 보내 부음 소식을 알렸다.
오후에 장례식장에 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언제부턴가 장례식 아니면 결혼식에서만 선후배들을 만나고 있다.  
다들 사는 터전이 다르고, 일이 바빠 자주 보질 못한다.
그나마 이렇게 일년에 한두번이라도 볼 수 있는 게 다행일까? 

지난 1월, 후배 응선이가 세상을 버렸을때 우리는 모두 함께 모여 착잡한 마음을 나눴다.
그리고 다시 몇 달 후 이렇게 앉아 선배를 위로하고, 반가워한다.
발인까지 보고 가는 선배들을 위해 우리집에 모여 뒷풀이를 하고, 잠을 잤다.
 
나의 대학시절 만난 선배들이니 이제 그들을 알게 된지도 어느덧 18년이 지났다.
지난 18년동안 선배들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앞으로도 그럴테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정이랄까.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런게 있다.

선배들이 내게 그러하듯, 나도 후배들에게 그런 정을 나눠주고 있는지 생각한다.
언제나 그들이 잘 살고 있을 거라는 믿음. 잘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다. 선배들도 날 이렇게 생각했을까?

언제 어느 때 만나도 어제 만난 듯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해도 즐겁고 편안하고, 든든하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마음 한 켠이 든든하다. 

이 여름이 지나고 9월, 한 후배가 결혼을 한다.
다시 또 그날 모여서 술잔을 들어 정을 나눌 것이다.

그래, 돌아보니 나를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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