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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지역언론을 말하다

감시견 아닌 애완견?

수희씨 2010. 6. 18. 23:07

6.2 지방선거를 얼마 앞두지 않은 지금 일부 자치단체장들 비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른바 ‘토착비리’ 라고 불리는 것이다. 자치단체장들의 인사 청탁 비리, 선거 때 도움 줬던 사람들 챙겨주기, 관급공사 수주와 관련된 업체로부터 뇌물 수수 같은 비리에서부터 지역언론사 관련 비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문제들은 왠만해선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토착비리 근절이라는 이명박 대통령 말 한마디에 줄줄이 터져 나온 공직 비리가 놀랍기만 하다. 그렇다면 그동안 경찰과 언론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우리는 언론의 감시견 역할을 기대하지만 언론은 감시견 역할보다는 애완견 역할에 더 충실할 때가 많다.

감시견 역할 기대하지만

수억원대의 차명계좌 운용 혐의를 받고 있는 한용택 옥천군수 얘기부터 해야겠다. 한군수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지역언론들은 앞 다투어 관련 소식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모두 ‘불출마’ 에 초점을 맞췄다. 이것이 과연 상식적인 보도태도라고 생각하는가. 기자회견 내용은 더욱 놀라웠다. 한군수는 혐의를 정확하게 부인하지도 않고 옥천주민의 명예 운운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모르쇠 했다. 혐의가 사실이 아닐지라도 이런 구설수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문제일 텐데도 한 군수는 모른척 했다. 그리고 군수직도 사퇴하지 않았다.

불출마 선언을 했다지만, 그는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불출마선언이 무슨 대단한 뉴스라고 요란하게 보도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직까지 한 군수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는 지역언론이 없다는 것도 놀라울 따름이다. 한 군수가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에 일부 언론들이 ‘모자치단체장의 차명계좌 의혹’을 전했다. 경찰에서 수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보도가 된 것이다. 어쨌든 모자치단체장은 한용택 옥천군수였음이 드러났다. 한용택 군수 비리 의혹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을 찾자면 <옥천신문>의 보도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옥천신문>은 한용택 군수의 청원경찰 밀실채용 문제부터 인사문제 각서 요구까지 옥천군정과 한용택 군수에 대한 감시견 역할에 나름 힘썼다. 그러나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에 역부족이라는 토로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지역언론들이 전혀 보도에 나서지 않고 있어 더 어려웠다는 것이다. 당시 <옥천신문>을 제외하곤 다른 지역언론들은 이 문제를 눈감았다. 결국 지역주민들과 함께 감사원 감사청구까지 이끌어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감사원에서 혐의 없음을 발표한 것이다. 한계를 느꼈다지만 그나마도 <옥천신문>의 노력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지방정부를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사건이다.

현직프리미엄 빛내는 역할만 할 텐가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언론들이 스스로 나서서 잘하는 게 있다. 바로 현직 자치단체장들의 치적 빛내주기다. 언론 스스로 지적하듯이 현직 자치단체장들은 철저히 선거 때마다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걸 누린다. 사실상 4년 내내 선거운동을 하고 다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를 얼마 앞둔 요즘 현 자치단체장들이 지난 4년을 잘했는지를 평가해볼 생각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현 단체장을 두둔하고, 칭찬하고, 부각시키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그 가운데 특히 <충북일보>의 정우택 지사 띄우기 보도태도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충북일보>의 정우택 지사 관련 보도들을 보면 사안의 팩트 보다는 정우택 지사를 수식하는 말들이 더 넘쳐나는 경우가 많았다. 정지사를 두고 공천은 따논 당상 이라느니, 오송첨복단지 유치로 공천이 확실시 된다느니,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 잘한다고 칭찬받았다는 등의 치적을 강조하는 표현을 매 기사마다 쓰고 있는 것을 살필 수 있었다.

‘언제쯤 출마할 것이다, 출마선언 했다, 예비후보 등록은 언제다’ 이런 식의 동정 기사를 계속해서 싣는 것도 모자라 여기저기 여론조사를 끌어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기사나 제목에 쓰고 있다. 이런 보도태도가 의도가 담긴 것이라면 곤란하다. 정우택 지사의 선거운동을 자처한다는 오해를 부러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언론이라면 칭찬 보다는 ‘비판’에 더 날을 세워야한다. 스스로 사회의 공기를 자처면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특히나 선거관련 보도에 있어서는 한 치라도 기우는 마음을 경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쓰고 있는 지금, 김호복 충주시장이 기자에게 향응과 촌지를 제공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라는 뉴스가 흐르고 있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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