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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월,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풍경 본문

수희씨 이야기/세상에 말걸기

2011년 오월,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풍경

수희씨 2011. 5. 16. 14:30

#1 

지난 5월8일 낙동강 해평 광역취수장의 취수용 가물막이 보가 무너지면서 구미시와 김천 칠곡 주민 50여만명이 닷새째 생활용수를 공급받지 못했다. 이 끔찍한 사태를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조선, 중앙, 동아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단 한건 보도했을 뿐이다. 방송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8일 관련보도에서는 4대강 공사 때문이라고 지적했지만, 이튿날부터는 4대강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후엔 그나마도 보도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는데 보도하지 않았을까. 단수사태의 원인이 된 4대강 공사의 문제점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일보 5월11일자 >


#2

결국 쫓겨났다. <PD수첩 > PD 들 얘기다. MBC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남북경협 문제를 취재하던 이우환PD에게 취재를 중단하지 않으면 다른 부서로 발령낼 것이라 협박했단다. 결국 이우환 PD와 이를 항의하던 다른 PD는 제작부서와는 전혀 다른 지방 계열사로 쫓아냈다. 이에 앞서 최승호PD를 <PD수첩>에서 내몰기도 했다. 언제 짤릴지 모른다는 소문이 계속 들려왔던 김미화도 결국 자진하차하는 방식으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쫓겨났다. 대통령의 측근이 MBC 사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러는 사이 MBC 뉴스데스크의 연성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높아만 간다.


#3

쥐벽서 사건을 기억하는지?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었다고 기소된 이는 벌금 200만원형을 받았다. 문화계인사들이 나서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줄 것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결국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한국의 언론자유는 추락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정한 순위가 작년 69위에서 올해 42위로 그나마 올랐다지만 이런 수치는 의미가 없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걸 우리 스스로 충분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4

과학벨트 거점지구를 대전 대덕으로 하고 다른 연구원들을 분산배치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자 충북에서는 도지사와 정치인들이 밤을 세워가며 농성을 하고 촛불집회까지 열었다. 영호남 지역도 들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영남지역에서는 동남권 신공항이 물거품 되었는데 과학벨트까지 안주냐며 분노했고, LH 본사 이전을 빼앗긴 호남지역도 마찬가지다. 결국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세종시와 오창 오송이 포함되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이다. 충청권이야 잠잠해지겠지만, 다른 지역은 어떨지 모르겠다. 이 정권은 신뢰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지역간 갈등을 유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틈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과학벨트 홍보를 빌미로 지면 장사를 했다.


우리는 이상한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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