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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을 찾아 떠난 남원 여행 본문

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하몽을 찾아 떠난 남원 여행

수희씨 2014. 2. 13. 16:33

처음엔 그랬다. 하몽을 먹겠다고 남원까지 다녀오자는 게 그럴듯하지 않았다. 뭘 얼마나 먹겠다고.... 그래도 약속을 했기에 길을 나섰다. 금방이라도 뭐가 쏟아질듯한 흐린 하늘 고속도로를 들어서자 마자 가는 비가 차창을 따라 흘렀다. 

두시간여를 달려 남원이 가까워지자 온 세상이 하얗다. 입춘 지나 눈쌓인 풍경을 보니 애틋하기까지 했다. 지리산 생햄이라는 말 하나를 잡고 나선 길이다. 



여주인은 우리에게 하몽과 한옥을 내주었다. 한옥 마루에 앉아 와인에 하몽을 먹자하니 이런 호사가 어딨나 싶을만큼 살짝 마음이 들썩거렸다. 내리는 눈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여주인은 남편(박화춘 박사)이 흑돼지를 연구하는 바람에 생햄을 만들게 되었고, 스페인으로 하몽 맛을 찾아 다녀온 여행 이야길 들려줬다. 버크셔라는 품종의 돼지를 고집스럽게 지켜오고 있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와중에 생햄 즉 지리산 하몽이 만들어졌단다. 



스페인을 다녀온 이 선생님도 여행중에 맛본 기막힌 하몽과 와인의 어우러짐을 이야기했다. 그 나라에서는 최고의 하몽을 손님에게 내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하몽을 먹어본 이와 와인을 잘 아는 이들이 찾아준 식탁이니 즐기기만 하면 될 일...... 낮술에 하몽에 취하는 오후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가고, 배도 불렀다. 

하루동안 짧은 여행을 했다. 어쩌다 나온 하몽 이야기에 마음이 모아져 훌쩍 남원까지 다녀왔다. 

모두들 행복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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