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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노라노>, 나만의 스타일을 생각하다

수희씨 2014. 6. 9. 18:27

“나는 옷을 통해 

여성의 몸의 움직임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자존심을 갖게끔 노력했다” 


한국 패션에 살아있는 역사, 노라노 패션디자이너의 삶을 다룬 영화 <노라노>를 봤다. 

꼿꼿한 허리와 갸냘픈 몸매, 곱게 화장한 얼굴과 길게 붙인 속눈섭, 화려한 장신구.....여든 다섯에도 노라노는 참 멋진 모습이었다. 겉모습보다 그가 옷에 대해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낸 삶에 존경심을 갖는 건 영화 속 스타일스트 서영은의 말처럼 당연했다. 

서영은은 우리가 코코샤넬이나 비비안웨스트우드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정작 우리나라 패션을 있게한 노라노 디자이너 존재자체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었다며 그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전시회를 기획한다. 영화 <노라노>는 그 전시회 기획 과정을 보여주는 한 편으로 노라노의 패션에 담긴 철학을 보여준다. 

우리 나라 최초로 패션 디자이너 시대를 열고, 외국 백화점이나 패션잡지를 장식한 디자이너,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노라노. 시대를 앞서나간 그녀는 수많은 시대의 뮤즈들을 통해서 한국 패션의 역사를 써나갔다. 

노라노, 그녀의 옷을 입었던, 입고 싶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 옷을 통해서 어떤 욕망을 표현할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영화배우 엄앵란은 당시 자신의 인기는 모두 노라노 선생의 옷 덕분이었다고 고백한다. 영화배우가 아닌 사람들도 노라노 선생의 옷이 얼마나 멋있고, 편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차마 버리지 못하는 옷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노라노> 영화를 보는 내내 패션 스타일이란 무엇일까, 내게도 스타일이라는 있는 것일까 하는 것과 내 부모님이 떠올랐다. 어릴 적 우리 부모님도 의상실을 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재단 하는 모습, 재봉틀 등을 보면서 자라났다. 영화 속 노라노 선생이 작업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내 부모님은 내게 트렌치 코트와 원피스 등을 직접 만들어서 입혀주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나도 옷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나는 엄청 패셔너블하다거나 멋부린다거나 그런 쪽은 아니다. 이왕이면 나에게 맞게, 나를 잘 표현할 수 있게 옷을 입으려고 한다. 사실 패션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다. 늘 입을 옷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몸매 관리도 하지 않고 늘 먹고 싶은 걸 맘껏 먹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렇게나 옷입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마흔이나 먹은 여자에게 자기만의 스타일이 없다는 것도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패션, 지나치게 유행을 따라가고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유행과 몀품을 쫓기에 급급하다. 나는 돈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노라노 디자이너의 말처럼 나를 당당하게 해주는 옷을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만에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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