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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과 지역민심 괴리 확인시켜준 6.2 지방선거 본문

충북 이슈 & 뉴스

지역언론과 지역민심 괴리 확인시켜준 6.2 지방선거

수희씨 2010. 6. 20. 13:09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엇을 확인하셨는지요? 민심?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 야권 연대의 가능성? 뒤집힌 여론조사 결과, 언론들이 선거 그 이후 결과를 놓고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6.2지방선거충북모니터단도 선거보도 모니터를 하면서 느꼈던 것과 결과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우리들 맘대로 평가에 귀를 기울여보시렵니까?

정우택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상 여러차례 모니터 팀 회의를 하면서 선거 결과가 어찌될지에 대한 예측을 해봤습니다. 모니터 단은 정우택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그 이유는 토론회를 봐도, 언론보도를 봐도 상대후보인 이시종 후보가 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정우택 후보의 얄미운 말들에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어쩜 그리 말을 싸가지 없게(?) 잘 할 수 있느냐는 거죠. 경제특별도 성과를 기회가 될 때마다 부각시키고,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듯한 말들, 힘있는 집권여당에서 도지사가 나와야 한다는 말 등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에 반해 이시종 후보는 정말 시종일관 “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심판을 해달라” 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일부 언론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정우택 후보를 띄우는 보도를 해서였을까요. 정우택의 당선을 아마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겠죠?

여론조사에 낚인 언론사들

정우택 후보가 당선되는 데에 의심할 수 없게 만든 게 여론조사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여러 차례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여론조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제멋대로 경마식 보도를 하는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습니다.

언론들의 여론조사 보도 정말 한심 그 자체였습니다. 충청일보 보도였던가요? 이제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쭉 모아놓고 24대 1로 정우택이 앞선다며 ‘충북도시자 1위 정우택 압도적’ 뭐 이런 제목까지 달았습니다. 충청일보를 비롯해 여론조사 결과를 제멋대로 해석 보도한 언론사들은 반성 좀 해야겠습니다. 설사 여론조사를 시행한 조사기관의 잘못이 100%라고 해도, 이를 무책임하게 보도한 언론들도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때부터 여론조사 보도의 폐해는 여러차례 지적된 바 있습니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론조사를 이용해 양강구도를 고착화시키고, 지지율을 고착화시켜 특정후보에게만 유리할 수 있는 보도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결과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대로 나오지 않았으니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이를 두고 또 말들이 많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사들이 외면할 수는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또 제일 관심있어 하는 게 여론조사보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론조사가 전체인 양 보도하고 스포츠신문에서나 볼 수 있는 황색저널리즘 양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저 참고자료로만 인식할 수 있게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해보입니다.

   
  ▲ 충청일보 5월25일자 5면  

한나라당 프레임에 휘말린 언론들

사실상 선거기간내내 언론들은 여당 프레임을 쫒았습니다. 후보 동정 보도만 이루어지다 보니 모든 선거보도가 한나라당, 민주당 중심 이었고 그중에서도 한나라당이 좀 더 주도권을 쥐고 있는 듯한 양상이었습니다. 세종시 문제를 덮기 위해 청주청원통합을 전면에 내세운 한나라당 프레임에 언론도 함께 했습니다. 선거기간 내내 주요 이슈로 다루어졌는데 통합의지, 시기 등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세종시 문제가 충북과 관련 없다고 한 것도 한나라당의 프레임이었습니다. 이를 앵무새처럼 그대로 따라 하더니 급기야 KBS 뉴스 < 지역현안 실종>에서는 아예 세종시는 충북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지어 말합니다. KBS가 여론조사를 하면서 후보 지지율과 함께 던진 지역 의제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세종시 보다 경제 문제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질문을 던졌는지 공개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민심은 세종시 수정안 반대였는데, 언론이 민심을 못읽고 한나라당 프레임에 말린 꼴이 되었습니다.

20대는 북풍에 휘말리지 않았다

이번 선거기간동안 유난히 20대의 투표율이 낮다며 책임론을 제기하며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보도들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20대 투표율이 좀 상승했습니다. 모니터단에도 3명의 20대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4대강 심판, 무상급식 등 전국적인 이슈들에 대한 20대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어 어느 때보다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20대들은 북풍에 절대 넘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도 안된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지역언론과 지역민심은 완벽히 괴리되었나?

여론조사 결과 보도가 전혀 먹히지 않은 이유에는 신문보는 사람들이 없어서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지역신문 보는 사람이 없으니 영향력도 미치지 않았다는 서글픈 현실을 말하는 겁니다. 지역언론을 계속해서 모니터 해 온 모니터단에게 이번 선거 결과는 사실 놀라울 따름입니다. 드러나지 않았던 민심, 우리 지역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 그 자체가 말입니다.

선거보도 평가보다 더 재밌는 선거 결과입니다. 지역언론인 여러분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무엇을 생각하셨나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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