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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이슈 & 뉴스

인재가 없다고 말하는 지역언론, 인재를 키우지 못하는 지역언론

수희씨 2010. 8. 9. 13:32

이번에도 어김없이 "충북에 인재가 없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한결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8일 단행한 개각에서 충청권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있기는 있다.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에는 충북 옥천출신인 정종수 전 노동부 차관이 임명되었고, 대전 출신인 진수희 의원이 복지부 장관에, 충남 서천 출신인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장관에 임명됐다. ( 사실 진수희 의원이 대전 출신이란 걸 오늘 신문을 보고서 알았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로 내정하는 등 개각을 단행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충북지역 언론에서는 일부에서 충북홀대론을 제기한다고 지적도 했다. 너무나 뻔한 레파토리다.  지역언론이라서 그런걸까. 개각이 단행될때나 주요 인사들이 어떤 자리에 내정될때마다 지역 출신인지부터 따지고 본다. 해당인물이 적임자인지, 그동안 어떤 평가를 받는 인물이었는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데 언론에서 그렇게 중요시하는 지역 출신 문제에도 딴지를 좀 걸고 싶다. 고향이 옥천이라고 그 사람을 옥천사람으로 볼 수 있을까. 자신이 발딛고 사는 지역이 중요하다면 더 중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정치는 그렇지 않다고?

하긴 이명박 대통령의 포항사람 챙기기는 유별나긴 하다. 어느 대통령이라고 다를 바 있었느냐고 따진다면 사실 할 말도 없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지역언론이 지역출신 운운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역에 사는 나의 입장에서는 좀 답답한 마음이 인다. 지역출신이 뭐 그리 중요한가라는 한숨에서 부터 지역에 인재가 없다는 열등감과 패배감이 너무나 팽배해 있는 이 분위기가 내가 사는 곳을 더 후지게 만드는 것 같다는 말이다.  지역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늘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갖고 지역에서 논쟁이라도 벌이면 좋으련만 그런 움직임은 아예 없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 는 이야기 뿐이다.

오늘 충북일보 김홍민 기자는 기자의 창 칼럼 < 장관 1명도 배출 못 한 충북>에서 지역인재를 키우기 위해 충북출신원로들과 충북협회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충북출신 원로들이 누구인지 조차도 모르겠고, 말많고 탈많은 이상한 충북협회가 과연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충청타임즈 석재동 기자도 기자수첩 <충북 지방자치 인재를 키워라>를 싣고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는 도의원, 군수, 지사 자리를 거쳐 총리자리에 내정됐다며 충북에서 지방의원이 단체장으로 몸집을 키운 사례가 적다고 지적했다. 충북지방자치를 살찌울 인재를 찾아내고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지방의회의 수준이 어떠한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잘키운 의원 하나가 충북을 빛낼 수 있다, 뭐 이런 취지라면 이것도 마뜩찮다.


그렇다면, 지역인재를 키우는 해법은 무엇일까. 여기에도 지역언론에 해법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쓴 <지역신문기자로 살아남기>라는 책을 보면, 지역언론이 '스타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의 전문가, 지식인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의 단체장이나 도의원, 시의원들이 무슨말을 했는지도 면밀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이분들은 언론에 단골손님처럼 등장하지만 치적 보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의회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의회 의원들이 어떤 실력을 갖추었는지, 될성부른 떡 잎인지 아닌지 지역에서 제대로 파악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늘 안된다.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보도, 지역밀착형 보도가 이루어지면 저절로 해결될 일이다.  그런데 이게 잘 안된다. 출입처 제도 때문일까? 아님 기자가 적어서 일까? 취재를 한 건지 안한건지 너무 대충 쓴 기사들이 많아서인지 지역언론이 재미가 없고, 주목도 끌지 못한다.
  

개각 때마다 나오는 뻔하디 뻔한 지역인재 양성 필요의 당위성만을 내세우는 보도는  수긍하기 어렵다. 지역인재가 없다는 패배감을 지역언론은 너무 쉽게 인정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대안 없는 문제제기는 이제 그만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다시 논의를 했으면 싶다. 그전에 지역출신 인사가 요직을 차지하면 떡고물이 생긴다는 아주 몹쓸, 후진적인 분위기부터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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