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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작가 이야기 있는 립스틱콘서트에서 만난 토끼똥 이야기 본문

사람들 이야기

음악과 작가 이야기 있는 립스틱콘서트에서 만난 토끼똥 이야기

수희씨 2013. 5. 21. 17:32

바쁜 오월, 석가탄신일이 낀 짧은 연휴를 마친 지난 월요일 아침부터 립스틱 콘서트 작가와 만남이 열리는 한빛교실작은도서관을 찾았다. 월요일 아침부터 음악회와 작가와의 만남이라니 색다르다. ‘립스틱콘서트는 여성들을 위해 열리는 콘서트를 말한단다. 남편 출근시키고, 아이들 학교보내고 집 치우고 커피한잔 마시는 그 시간에 열리는 콘서트란다.

 

립스틱 콘서트를 아시나요?

 그동안 여러 차례 좋은 프로그램을 선보인 한빛교실작은도서관에서 새롭게 준비한 립스틱 콘서트, 이번에는 국악과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져 색다른 무대를 연출했다. 피아노소리 앙상블을 이끌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유진 서원대 교수가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를 전해줬고, 한빛지역아동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현주 센터장은 해금 연주를 들려줬다. 김수현 명창은 남도민요로 흥을 돋워 연휴동안 피곤했을 법한 콘서트 관객들을 신나게 했다.


 독특한 음악무대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신준수 작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토끼똥에서 녹차냄새가 나요>를 쓴 신준수 작가는 이제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됐다. <토끼똥>는 환경부가 선정한 우수 도서로 뽑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준수 작가는 어떻게 이런 책을 쓰게 됐을까. 얘길 들어보니 시골에서 자란 신 작가의 남다른 감수성과 성실함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 삶이 없었다면 결코 빛을 보지 못했을 <토끼똥> 이다.

 

<토끼똥> 신준수 작가 만나

 신준수 작가는 강원도 영월에서 나고 자랐단다. 한 시간 정도를 걸어 학교를 다녔다는 신작가는 강가를 따라 거닐며 풀과 나무들을 늘 바라보며 몸으로 자연을 배웠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버들피리로 학교 선생님이 고향의 봄을 연주해줬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울컥해진다는 신작가는 버들피리 추억 외에도 별똥을 주워 먹던 기억, 달뿌리풀을 잘라 글씨를 썼던 추억이나 연필을 끼워 쓴 이야기, 목련나무 연기 속에서 숨바꼭질을 했던 추억도 꺼내 펼쳤다. 신준수 작가 말대로 몸으로 배운 자연이 <토끼똥>을 쓰는 자양분이 돼 준 셈이다.



 평생 영월을 떠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신준수 작가는 남편이 조치원으로 발령받고, 몸도 아파 영월을 떠나게 돼 청주로 왔다고 한다. 영월문화회관에서 열린 도종환 시인 강연을 듣고 글쓰기에 관심을 가졌던 신작가는 청주에 오자마자 도종환 문학교실과 대학 평생교육원 등을 찾아가 글공부를 시작했단다. 일주일 내내 수업을 듣고 숙제한번 거르지 않았다니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내 삶과 얽힌 나무 이야기를 쓰다

 신준수 작가는 새충청일보 기자로도 잠시 활동했다. 기자도 하고, 생태교육연구소 터에서 아이들과 야생동물 탐사 활동도 하고, 숲 해설가 교육도 받으면서 숲과 생태라는 화두를 놓지 않았다고 한다. 기자일을 하면서도 나는 나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에 가슴이 부대껴 결국 기자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숲과 생태를 주제로 많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신준수 작가는 매체에 숲이야기를 연재하기로 결정하고 매주 부모산을 한길로 다니며 관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매주 같은 길을 다니며 어떻게 변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고 소녀처럼 말했다. 기대와 설렘으로 관찰한 숲에 어린 시절 기억들을 떠 올려 작가의 삶과 얽힌 이야기를 썼기에 특별한 생태이야기 <토끼똥>이 만들어진 것이리라.

 신준수 작가는 현재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작가가 보고 느낀 숲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수많은 체험활동을 한단다. 자연과 공존하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가르쳐 주고 싶다는 신준수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숲을 느끼고, 또 그 이야기를 아름다운 글로 짓는다. 자연과 함께 생활해 정말 기쁘다는 신준수 작가는 곧 시집과 동화집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명처럼 숲에 빠져든 작가가 어떤 이야길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다음 립스틱콘서트는

 멋진 음악회와 더불어 작가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치 정성스럽게 차린 맛있는 밥상을 받아 든 기분이다. 무엇보다 우리 지역에서 살고 있는 멋진 분들을 알게 돼 기쁨도 크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고, 문화를 즐기는 새로운 또 하나의 방식 립스틱 콘서트, 음악과 작가 이야기가 있는 립스틱 콘서트 놓치면 후회 아닐까. 다음 콘서트는 6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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