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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야기

소설가 '박범신'을 만나다

수희씨 2013. 12. 31. 21:51

청년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박범신' 

내가 박범신 소설을 처음 읽은 건 <은교>였다. 영화를 보고나서 소설이 궁금했다. 소설은 영화보다 훨씬 좋았다. 

라디오에서 우연히 박범신 작가 인터뷰도 들었다. 히말라야를 걸었다는 이야길 들으면서 참 멋진 사람일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박범신 작가에 대한 관심에 트위터도 팔로우하면서 그가 하는 이야길 조금씩 들었다. 그렇게 호기심을 키웠다.  



대전에서 토크쇼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은교>는 누군가에게 빌려줘 책이 없기에 최근작 <소금>을 사서 읽고 갔다. 그래도 작가를 만나러 가는데 책도 읽고 사인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강연이 시작되길 기다리며 앉아있는데 빨간 모자와 목도리를 두른 박범신 작가가 청중들에게 눈을 맞추고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두손을 잡아 악수를 했는데 손은 따뜻했고, 부드러웠다. 

박범신 작가는 격식있는 자리가 아니어서 더 따뜻하고 좋다며 뒤풀이에서 많은 이야길 할테니 짧게 하자며 이야길 시작했다. 그러나 이야긴 길어졌다. 

박범신의 <소금>을 읽어보면, 작가는 자본주의의 욕망에 대해,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밝힌다. 박범신 작가는 글쓰기만이 유일한 소통수단이므로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욕망에 사람들이 얼마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오로지 글쓰기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박범신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도 <소금>에서 하고자 했던 그 이야길 했다. 자신이 소설을 쓰는 이유는 제정신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 돌아앉은 세상에 대해, 쓸쓸한 삶에 대해, 계속해서 욕망하지만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본질적인 물음과 함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박범신 작가는 자본주의 바이러스를 극복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선 <은교> 때문인지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질문이 많았다. 박범신 작가는 이제 자신도 낼모레면 일흔이라며 왜 늙어가는 게 슬프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런 두려움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늙더라도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끔 자기 변혁에 대한 욕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박범신 작가를 만나보니 그의 작품들을 왜 대중들이 사랑하는지 알겠다. 에둘러가지 않고 시대가 가진 문제를 이야기하며, 작가적 상상력을 잃게될까 두려워하며 불안정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작가는 이 시대의 본질을 꿰뚫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글쓰기로나마 세상에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솔직하고 친근한 이미지, 그게 꾸며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 2013년 십이월의 끝에서 박범신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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