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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동자들도 외면하는 노동절, 그래도 희망을

수희씨 2011. 5. 4. 11:43

지난 5월1일은 121주년을 맞는 세계노동자의 날이었다. 메이데이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약자다. 그래서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노동운동이 생겨났다. 살기 위해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삶은 갈수록 불안과 파괴 사이를 넘나든다. 어느새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보다 더 많은 세상이 되었고, 청소년들마저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됐다. 이주노동자들의 불안한 삶과 노동도 개선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세상의 모든 노동자들이 고통 받는 세상이다. 올해 특히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얘기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새벽부터 출근해 온갖 궂은 일을 다 하면서도 화장실 구석에서 차가운 도시락을 먹어야한 우리 어머니들은 최저임금을 요구한 게 아니라 그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외쳤다. 자르지만 말아달라고 말이다. 청소노동자 뿐이 아니다. 대형마트에서 기계처럼 일하는 노동자, 식당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 택시노동자들, 이 세상에 편한 노동자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언론노동자들도 있다.

                                                             <옥천신문 김윤 만평     출처: 옥천신문>



언론악법에 맞서 싸우다 쫓겨난 언론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언론노동자들도 많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언론은 노동자를 등한시한다. 기업의 논리만을 대변한다.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가족들이 수없이 죽어나가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실시간으로 시시콜콜히 전하는 언론이 노동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권리를 아주 못된 시각으로 폄하한다. 시민불편 운운하며 파업을 매도 하는 게 다반사다.


지난 노동절도 그랬다. 충북지역 언론에서 별다른 기획 기사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노총에서 노동절을 맞아 집회를 열지 않았다면 아예 신문에서 노동절이라는 말도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기자들도 노동자인데, 왜 노동자에 관심을 갖지 않는 걸까? 기자가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의 문제, 아니 주류의 시각이 문제일지 모르겠다.


지난 4월29일 발행된 옥천신문은 그래도 한 면을 털어 노동절 기획 기사를 선보였다. <노동 착취에도 기댈 곳 없는 청소년들>에서 청소년들의 노동인권을 살폈고, 돌봄노동자들의 노동권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 면에는 하종강 노동과 꿈 대표의 강연 내용도 함께 실려 있었다. 나름 구색을 갖춘 셈이다. 아예 기획 기사를 보도하지 않는 다른 언론에 비하면 그나마 옥천신문은 체면을 차린 셈이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문제제기라 해도 말이다.


노동절, 장애인의 날, 어린이 날, 무슨 무슨 날을 맞아 기획 보도를 하는 언론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노동문제 만큼은 학교가 교육시켜주지 않으니, 언론을 통해서라도 늘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당신도, 나도 노동자다. 우리의 문제를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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