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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야기

더 가까이, 찬찬히, 사랑으로....여럿이 함께!

수희씨 2011. 6. 23. 11:41

   <도종환 시인 출처: 충북인뉴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도종환 시인이 사는 보은 산방에는 해마다 4월20일경 곡우가 지나면 모든 나무들이 연둣잎을 피워낸다. 연두색 나뭇잎에 산벚꽃나무까지 피워내면 그 아름다운 광경을 어찌할 줄 몰라 시인의 몸이 잰단다. 꽃을 피워낸 작은 꽃들까지, 그꽃들을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다. 한참 들여다보며 시인은 물음표가 생긴다. 꽃, 너는 최선을 다해서 피었느냐? 이렇게 꽃을 보며 시인은 시를 썼다. 

한 송이 꽃  
                        - 도종환-

이른 봄에 핀
한송이 꽃은
하나의 물음표다

당신도 이렇게
피어 있느냐고
묻는



도종환 시인은 우리에게도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인의 눈이란 어떤 것인가. 사람이든, 사물이든 가까이 다가가서 천천히, 사랑과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다르게 보이고, 좋은 걸 보게 된다. 시인의 마음이란 건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말한다. 누구나의 가슴속에 시인이 있다. 우린 시인의 눈을 회복해서 세상을 보자.

당신은 무엇을 쫓으며 살 텐가 

도종환 시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속물이 지배하는 사회, 스노보크라시 세상이다. 오로지 자신의 부와 성공, 권력을 위해서만 사는 속물들에 의한, 속물들을 위한, 속물의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 그동안은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리만을 배웠지만 이제 협력의 원리를 깨우쳐야 한다. 실제 강한 놈만이 살아남는다고 배웠지만, 세상을 봐라. 강하지 않은 것들, 약한 것들도 살아 남았다. 약한 것들은 서로 도와가며 살아남았다. 여기에서 힘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운다.

도종환 시인은 스콧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서 물질이나 이익이 아닌 가치가 중요한 삶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스콧니어링은 물질에 대한 탐욕에 물든 인간을 괴롭히는 권력, 출세하고 싶은 충동과 관련된 조급함과 시끄러움,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과 두려움, 많은 사람들이 좁은 지역으로 몰려드는 복잡함과 혼란 이 네가지 해악에서 벗어난 삶을 말했다. 스콧니어링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 마음을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일, 자연과 사람사이의 가치있는 만남을 가질 것,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균형잡힌 인격체를 완성할 것 등을 설명했다. 

우리는 저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삶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야 행복할 수 있다. 처음에 나는 맑은 마음일지 모르나 살다보면 흐린 물도, 썩은 물도 만나 탁해져버린다. 그러나 이 세상은 맑은 물, 약한 사람, 선한 사람이 더 많기에 이렇게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시인은 물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서적 지능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남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기가죽지 않고 모험심으로, 자신감으로 잘 살아낼 수 있고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일, 가치있는 삶을 고민하자

도종환 시인은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때 벽을 넘는 담쟁이를 보게 됐다 한다. 담쟁이 처럼 이것이 벽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러나 멈추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담쟁이 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어도 다른 잎들과 서로 손잡고 천천히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면 벽을 넘을 수 있다고. 

시인이 힘든 시기를 담쟁이를 보며 위안을 얻듯, 우리도 시인의 시를 보여 위안을 갖는다. 시인은 나만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자고 했다.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저 벽을 넘어보자고 한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나의 삶에 질문을 던지자

지난 4월 시작한 '희망의 인문학, 박물관에서 꽃피다' 프로그램이 도종환 시인의 강의로 끝을 맺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커다란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한 인문학 맛보기 공부였다.  무엇을 쫓으며 살고 있나, 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고민한 시간이었다. 이 세상에, 나 자신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맑은 물이 되어 힘차게 흐를 수 있는 맑은 사랑의 힘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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