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수희씨닷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신문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 본문

충북 이슈 & 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신문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

수희씨 2011. 3. 15. 11:58
지역신문을 왜 지원해야 하는가? 많은 분들이 갖는 의문이다. 신문은 사기업인데, 여기에 공적지원을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나서서 지역신문을 지원했지만,  그 효과는 죽어가는 신문에 수혈만 해주는 꼴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대로 지역신문사들은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지원만으로 어려운 지역언론사의 경영여건이 확실하게 나아진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경영에 도움이 될 지언정, 전적으로 의존해선 안될 일이다. 

                        <충북지역신문지원조례제정추진위원회가 지난 9일 출범했다. 사진출처: 중부매일>

지역신문지원법 효과 정말 있었나?


충북지역에서는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근거해 중부매일, 충청타임즈, 충북일보, 충청리뷰, 옥천신문등이 지원을 받았다. 이들신문들은 올해도 지원사 선정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의 긍정적 효과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동안 선정되지 않았던 신문들도 대거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따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정도 기본적인 자격 요건이 필요하다. ABC 부수공사에 가입해야하고, 일년이상 정상 발행되어야 하고, 회사 임원진들이 범죄사실이 없어야 한다. 충청매일의 변주연 대표는 보험사기를 저질렀고, 동양일보의 경영상태도 의문 투성이임은 마찬가지인데, 이들 신문들도 신청을 했단다. 최근에는 대출사기건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 사주는 뒤로 숨고, 범죄경력이 없는 인물들로 구성해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게 만들어놨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가 정권도 바뀌어서 나눠먹기식으로 지원될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정말 건전한 지역신문 육성이라는 당초 취지에 맞는 옥석가리기가 진행될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이 이루어질지 의문이 생겨난다. 이런 가운데 각 지역마다 지방정부 차원의 지역신문 지원조례 제정 운동이 시작됐다. 

지역차원의 지원조례 왜 필요한가?

충북지역에서도 지난 3월 9일 지역신문지원조례 제정 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구독자를 지원하는 방향을 담은 조례안을 제시했다. 이제 이 조례안을 두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겠지만, 사실 걱정도 많다. 지역신문을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진위는 지역신문이 제역할을 해야 지역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지역신문이 난립되어 있고, 지자체를 제대로 감시견제하지도 못하는 상태, 지역주민 아무도 신문을 보지 않는 현실을 개선해보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개혁을 바탕으로 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 방법으로 구독자를 지원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역주민들이 실제로 신문을 선택해서 보게 되면 신문 독자도 늘어나고, 건강한 신문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담았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어떤 주민을 선택할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지역주민들이 지역신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어떤 신문을 선택할 수 있는 지 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역언론의 홍보예산 기준을 재정립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지원은 열악한 지역언론사를 먹여살리는 주요 수입원이 되었다. 아무리 부실해도 발행된지 일년만 지나면 자치단체로부터 홍보예산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걷기대회니 하는 행사를 한다며 몇천만원씩 예산 지원을 받아낸다. 더 중요한 사실은 자치단체가 지역신문의 주요 광고주이자 독자이다 보니 지방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방정부 차원의 지역신문 지원을 조례를 만들어 공식화하면 아예 공식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또한 자치단체 홍보예산은 신문 뿐만 아니라 라디오, TV, 전국일간지 등에도 쓰임으로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도 문제가 된다.

이렇게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신문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알권리와 행복할 권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권리보장 측면과, 지역을 더 건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언론은 지역 사회 곳곳에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 제대로 굴러가게 해야 한다. 잘못된 일에는 비판과 감시를, 지역의 현안에는 대안을, 지역의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삶을, 이야기를, 정보를 유통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언론이 이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면, 몇몇 권력세력들에 의해서 지방자치는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 지역주민들이 지역의 문제에 무관심한 걸 원하는 건 일부 토호세력이나 권력세력들일 것이다. 이들은 지역주민들의 무관심속에 지역주민들의 혈세를 주무르며,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신의 뱃속을 배불릴 것이다. 너무 과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갈수록 떨어지는 투표율, 거버넌스를 가장한 그들만의 논의로 뭐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를 전혀 파악하기 힘든 행정,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삶의 문제 등 현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기반으로 한 지역언론의 역할이 절박한 시점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지역차원에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언론이 살아야 지역도 살아난다는 주장이 구호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