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수희씨닷컴

기자라면 사실도 의심해봐야지~ 본문

지역언론 이야기/충북지역언론은 지금

기자라면 사실도 의심해봐야지~

수희씨 2012. 4. 9. 18:26

결국 정우택 후보의 최측근으로부터 양심선언이 터져 나왔다. 정우택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 성매수 정황과 금품수수 등을 목격했다는 증언이었다. 충북총선유권자네트워크도 기자회견을 갖고 정우택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 기자회견장에서는 참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충북총선유권자네트워크가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일부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들의 질문 요지는 총선유권자네트워크에서 후보검증을 하겠다하면서 왜 다른 후보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정우택 후보에 대해서만 사퇴하라고 하느냐 사실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왜 사퇴하라고 하느냐 양심선언을 한 허모씨를 믿을 수 있느냐 <충청리뷰>가 보도했다고 그게 다 사실이냐였다. 한마디로 니들이 무슨 자격으로 정우택 후보를 사퇴하라고 하느냐는 뉘앙스였다. 정우택 후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던지는 질문들이었다. 기자가 하는 질문이 아니라 정우택 후보 캠프 관계자의 항의를 받는 듯 했다. 그들은 참 당당했고, 공격적이기까지 했다.

기자라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진위여부를 밝혀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굳게 믿었던 나는 이들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아차 싶었다. 기자들이 문제가 아니라 권언유착 형태를 보여온 지역언론사의 어떤 매커니즘이 정우택 의혹 보도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기자들 자체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왜 언론이 정우택 후보 의혹 보도를 공방으로 전하거나 흑색선전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마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문제제기를 한 기자들은 지난 6.2 지방선거 때 노골적으로 정우택 후보에게 편파보도를 했던 신문 소속이다. 별로 신뢰를 하지 않았던 신문들이니 그러려니 하고도 넘길 수도 있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질 않나 싶은 마음에 비판을 해야 할까도 싶었지만 그 뜻을 헤아릴 수나 있을까 싶어 그만두기로 했다. 오늘 나는 감시견이 아니라 애완견을 자처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말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