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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민언련, 그리고../우암동 일기

장애인이 혐오스럽다구요?

수희씨 2010. 7. 23. 14:40

요며칠 꽤 덥더니, 오늘은 비가 쏟아지네요. 이제 더위도 한풀 꺽이려나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점심먹고 사무실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는데, 비가 막 내립니다.

와, 비온다, 하면서 사진도 찍고, 음악소리도 크게 키우고, 끊었던 커피를 그리워하며 고즈넉히 앉아있습니다. 

점심 시간이 끝난 후, 다시 사무실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우리 단체는 다른 단체와 함께 공간을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회의실에서는 다른 단체 분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어수선해집니다. 

관리아저씨가 오시더니, "왜 이리 장애인들이 많으냐"라고 말합니다. 다른 층에서 항의가 들어왔다는 겁니다. 

혐오스럽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왔다갔다 하는 게 아이들 교육에도 안좋고, 건물 이미지도 나빠진다는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분은 건물주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건물 관리소장이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장애인들이 건물을 이용하면 혐오스럽다, 교육에 나쁘다,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있네요. 

여기 사무실이 있는 곳은 비싼 아파트와 상가 건물들이 밀집해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쓰는 건물에는 영어학원, 헬스시설, 휴대폰 대리점, 서점등이 있습니다.
세개층을 쓰는 영어학원에는 꼬마들이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영어가 중요하다고 공부시키는 분들이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걸 혐오스럽다고 하네요.

장애인들을 보는 게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

너나 할 것없이 구분짓지 말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들입니다.   

마음의 장애가 몸의 장애보다 더 나쁘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장애가 특별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겠죠. 장애인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탓하는 거겠죠?
 
당신은 장애인이 혐오스럽나요? 아님 불편한가요?

씁쓸함에 비의 낭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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