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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 사람이 묻는다 아직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가라고 본문

수희씨 이야기/책읽기

백년전 사람이 묻는다 아직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가라고

수희씨 2010. 6. 29. 13:47

빈곤론, 가와카미 하지메 지음, 송태욱 옮김, 출판사 꾸리에

  나는 가난하다. 그러나 밥을 굶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난하다,고 생각한다. 부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살 수 있는 사람? 요즘 기준으로는 아파트 두 채 정도는 가지고 있는 사람? 아니면 백억대의 재산가? 부자들은 점점 더 부자가 되지만,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다.

  흔히들 하는 말로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었다. 그 옛날도 다르지 않았다. 가와카미 하지메의 『빈곤론』을 읽었다. 이 책은 1916년도에 가와카미하지메가 신문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인데 출간 당시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으며, 현재까지도 많이 읽히는 고전이라고 한다.

  가와카미 하지메는 “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지만, 빵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가난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가난한 사람은 누구인가. 가난이라는 말에는 세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부자에 비해 가난한 경제상의 불평등, 둘째는 구휼을 받는다는 의미의 가난을 말하는 경제상의 의존이며, 셋째는 생활필수품을 향유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가난으로 경제상의 결핍에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난은 세번째 의미의 경제상의 결핍 문제를 살피고 있다. 저자의 분류대로치자면, 나는 경제상의 불평등으로 가난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 너나 할 것 없이 부자가 되길 바라지만, 예전에는 가난을 미덕으로 알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등 가난에 낭만을 갖다 부치기도 했다. 빵 없이는 살 수 없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때로는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른 사람, 무능력한 사람, 쓸모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기도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절망적인 가난, 결핍의 공포와 두려움이 가난의 실체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의 부국이라 할지라도 가난한 사람은 너무나 많다며, 이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부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정말 가난한 이유는 가난해서 생활필수품을 충분히 살 수 없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충분히 살만한 생활필수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생활필수품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는 것은 사회의 생산력을 부자들이 원하는 호화로운 사치품 생산에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상은 돈 있는 사람에게만 편한 세상이 되고 있다며, 현대의 경제조직이 유지되는 한, 사회에 현격한 빈부의 차가 존재하는 한, 부자가 마음껏 각종 호화로운 사치품을 사들이는 한, 가난을 근절시키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인가. 아직도 가난한 사람은 많다. 더욱 많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기도 힘들고, 생활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생활조차 힘들다.

 “부자들이 사치품을 사들이는 이상 가난은 근절되지 않는다” 라고 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부자가 아니어도 소비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소비' 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끊임없는 욕망 추구 사회를 살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된장녀를 욕하지만,나 역시 명품백을 갖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내 수입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지는 않는다지만, 이 시대에 자본에 저항하며 살기란 싶지 않다. 이 책은 또 한 번 자본의 문제를 깨우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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