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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이슈 & 뉴스

나꼼수 공연 취소 번복 해프닝으로 넘길 일인가

수희씨 2012. 11. 22. 12:31

엊그제(20) 트위터에서 나꼼수 공연 기획자 탁현민이 청주공연이 취소되었다는 공지 글과 함께 나꼼수는 정00(탁현민은 실명을 다 썼지만 나는 00을 쓰기로 했다.이건 뭐 홍길동도 아니고 국회의원 이름을 마음대로 못 부르는 현실이 웃길 뿐이다) 음모앞에서는 뭣도 아니었구나 하는 더러운 기분을 느꼈다"는 개인적 소회를 담은 글을 써놓은 것을 봤다. 설마 싶었다.


                               <충청리뷰 인터넷 판 기사>

그날 저녁 충청리뷰 인터넷판 기사 <“광주하고 여기하고 지역정서가 다르다?”> 가 올라왔다. 이 기사를 보니 시가 공연을 취소한 이유로 공연명을 나꼼수가 아닌 더 파이널 콘서트라고 했다는 점, 나꼼수는 정치성 행사라는 점을 들었단다. 충청리뷰측은 이미 작년에 나꼼수 공연을 한차례 했었는데 청주시가 일방적으로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 배경으로 모 시의원이(해당 시의원을 과연 익명처리하는 게 맞는지 판단해 볼 일이나 역시 모의원이라 쓴다) 전화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충청리뷰측은 취재결과 새누리당 모 시의원이 전화를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나꼼수 공연 기획자의 트윗 내용과 충청리뷰 기사를 보고서 나는 나꼼수 공연 취소에 어떤 꼼수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청주시장이 참 한심한 처사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련 내용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항의를 받아 삭제했다

많은 시민들이 나꼼수 공연 취소에 대해 청주시를 비난했다. 충청리뷰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성명을 내고 청주시의 꼼수불통행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여론이 들끓자 오후 5시경 청주시에서는 기존 입장을 번복해 공연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사건은 많은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역언론 가운데에는 충청리뷰를 빼고  KBS청주 9시뉴스에서만 단신으로 다뤘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새누리당 시의원의 전화 하나에 공연이 취소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 참 기막히질 않나. 시에서는 아니라고 할 테지만 정황상 시의원의 전화가 계기가 됐다는 게 드러났다. 새누리당 시의원의 힘이 시장의 힘 보다 더 큰 것일까?  나는 청주시장의 정치적 능력이 없다는 사실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정치적 능력을 제대로 행사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공연을 취소했다 다시 허가해준 과정에서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청주시는 여론의 뜨거운 맛을 봤다. 그리고 시민들은 청주시장의 한심함을 확인했다. 다시 허가했다고 시장을 칭찬하는 댓글도 있지만 이미 판단 부족이라는 한계는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표현의 자유를 얘기해야겠다. SNS를 활용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세상이라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얘길 많이 한다. 언론장악된 현실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이명박 정부는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말도 안되는 명예훼손 소송을 숱하게 해왔다.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일단 법부터 들이댄다. 상대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니까. 그래도 SNS가 실핏줄 같이 정보를 퍼 나르고, 여론을 확신시켜나가고 있어 다행이다

내가 페이스북에 나꼼수 공연 취소 배경에 대해 한 국회의원과 시장을 거론하며 글을 올렸다 삭제한 걸 갖고 표현의 자유 운운하고 싶지는 않다. 뭐 그리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예 말도 꺼내지 말라는 그들을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비루한 현실을 똑바로 보자는 것이다.

나꼼수 공연 취소 사건은 이래저래 우리가 선거를 잘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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