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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87)
수희씨닷컴
2013년 올해도 이제 꼭 하루가 남았다. 올 한해 어떤 일들이 있었나. 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다이어리에 기록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컴퓨터를 켜고 페북을 들여다봤다. 내가 무슨 말을 했나, 무슨 일을 했나, 무엇에 감동했나 살펴봤다. (내게 페북은 그런 공간이다. 감동받은 순간들, 누군가에게 말 걸고 싶을 때에 나를 표현하는 공간이다.) 그다지 큰일은 없었다. 나는 올 한 해도 무사하게 잘 지냈다. 내 일 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마흔, 두렵지 않아 나는 올해 마흔이 됐다. 마흔이 되면서 좀 성숙한 어른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미숙했다. 거짓된 욕망에 번번이 속았으며, 후회할 줄 알면서도 탐욕스러웠다. 아닌 척 했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은 척 했다. 내 맘..
어두운 무대에 사람들이 저마다 몸을 움직인다. 온몸의 떨림이 객석까지 전달된다. 그러더니 어느새 시체 하나가 위에서부터 데굴데굴 굴러 떨어진다. 는 그렇게 시작했다. 첫 장면부터 강렬했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폴로니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통치권을 두고 싸우다 서로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 넣은 채로 죽는다. 테베의 새로운 통치자 크레온은 반역자인 폴리니케스 시신을 흙에 묻지 말라고 그대로 들판에 버려둬 짐승들이 뜯어먹도록 하게 두라고 명령한다. 죽어서도 편히 쉴 수 없게끔 형벌을 내린 것이다. 안티고네는 오빠인 폴로니케스를 묻어주려고 한다. 크레온의 명령을 거부하고 묻어주자고 한다. 안티고네 여동생 이스메네는 크레온 명을 거부하면 큰 화를 입을 거라며 안티고네를 말리지만, 안티고네는 법을 지키는 것보다 오빠..
처음으로 아침 산책길을 홀로 나섰다. 등산이라고 할 것도 없는 야트막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갔다. 산엘 혼자 가는 데에 두려움이 있던 터라 선뜻 나서지 못했는데....연수원 안에 있는 산책로라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이른 아침 일곱시 숲속은 온통 안개였다. 안개속에서 연둣잎들이, 꽃들이 빛나고 있었다. 숲은 참 신기하다. 모든 걸 잊게 만든다. 걷고 또 걸어도 지치지도 않는다. 숲속을 폴짝폴짝 뛰다니며 나는 모처럼 몸이 가벼워졌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은 지난 토요일 아침 숲 속에서.......!
내 조카 민석이는 비행기를 한번도 타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번 제주 4.3기행에 따라 나섰다. 부모님도 함께 가지 못하는데도 이모와 이모부만을 믿고 따라 나선 것이다. 출발하는 날 만난 민석이는 발을 동동 굴렀다. 비행기 타는 게 너무나 기대가 됐기에 단 한 숨도 자지 못했다고 했다. 민석이는 먹는 것을 무지무지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한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민석이는 이번 제주 여행 가서 뭘 할거냐고 우리 재미난 거 타고 그럴 거냐고 묻는다. 너무나 들떠있는 민석이에게 살짝 미안해졌다. 4.3 기행은 좀 어렵지 않나 싶기도 했다. 첫날 올레길을 걸으면서도 왜 차를 타지 않고 걷는거냐며 투덜거렸지만 열심히 사진도 찍고, 초콜릿도 까 먹어 가며 올레 길을 걸었다.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누고 그러다..
지난 2월21일부터 24일까지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 가족들과 함께 제주 4.3 평화 기행을 다녀왔다. 첫날 여행은 쇠소깍에서 시작하는 올레길 6코스를 걸었다. 올레길은 처음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걷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쇠소깍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간직한 쇠소깍. 내륙에서 흘러나가는 협곡이 바다와 만나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서귀포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가 쉬다가 놀았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웃음꽃이 피어나는 길에서 봄을 만끽한다.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들도 그럭저럭 두 시간을 넘게 걸었다. 바다와 봄꽃을 보며 걷는 길이 나쁘지 않았나보다. ▲ 길 위에서 나누는 이야기 봄꽃은 겸손한 자에게 얼굴을 내민다 서귀포는 벌써 봄이다. 서귀포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봄꽃을 볼 수 있을 거야 했지만 막..
누구를 위한 용서, 평화인가 우리와 함께 4.3 기행에 나선 송승호 선생님은 4.3 평화 기념관부터 둘러보자고 하신다. 4.3 평화 기념관은 제주 4.3 항쟁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전시하고 있다. 특히 당시 사건을 기리는 다양한 아트워크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 끝나지 않은 역사 4.3 사건은 1947년 3월1일 경찰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해 경찰과 서북청년회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 무력충돌과 토벌대가 진압하면서 수많은 주민들을 희생시킨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한다. ▲ 4.3 사건의 ..
올 겨울 눈도 많이 내리고 참 추웠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겨울이 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가슴을 시리게 만드는 무엇이 있어 좋다. 겨울이 주는 쓸쓸한 느낌 말이다. 차가운 바람이 두 뺨에 와 닿는 느낌도 좋고.... 차가운 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참 좋다. 지난 1월 안동 병산서원 앞 강가에 섰을 때도 참 시원했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 햇빛에 반짝이는 강줄기를 바라보며 눈쌓인 강변을 걸었다. 설이 지나면서 봄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어젯밤 드라마 를 봤다. 거짓말부터 빠짐없이 챙겨보고 있는 노희경 작가 드라마다. 드라마 첫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눈 쌓인 벌판에 외로이 서 있는 나무. 상처 투성이고 외로워하면서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게 서 있는 드라마..
어느 덧 시월도 마지막이다. 이제 가을도 깊어져 초겨울이 코 앞이다. 그래도 아직 가을이다. 푸르고 높은 하늘, 노오란 은행잎, 붉은 단풍....온 산이 물들었다. 나뭇잎들은 바람에 흔들려 떨어지고, 새 길을 만들어낸다. 그 길을 걷는다. 왜 가을에는 세상 모든 것들이 더 높고, 외롭고, 쓸쓸한 것일까..... 지난 일요일 제천에 사는 친구에게 다녀왔다.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며 가을 속을 걸었다. 낙엽 밟는 소리,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조금씩 차가워지는 바람을 맞았다. "삼십대의 마지막 가을이야!" 친구는 말했다. "지금도 좋지만 이제 사십대가 되다니 어쩌지?" 덜컥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지나갔다. 내게는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들이 왔다가 가버린다. 청풍호를 산책하는 길에 번지점프..
9월의 첫째주였던 지난주엔 세번의 음악회에 참여했다. 평소 일년에 한두번 가기도 힘든 음악회를 연이어 세번씩이나 가게 된 것이다. 첫번째는 중부매일 신문에서 주최한 이은미의 콘서트였다. 말로만 듣던 이은미의 열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자기 노래에, 무대에 꽤나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모처럼 거금(?)을 들여서 산 콘서트 티켓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할만한 무대였다. "애인있어요" "어떤 그리움" 등 이은미의 대표작들만을 알고 있었던 나에게 이은미는 "나는 이런 멋진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듯이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여줬다. 이은미의 콘서트를 즐기고 새로 시작한 한 주, 목요일에는 진천 이원아트에서 '가을밤의 바하'라는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