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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이야기 '마흔의 서재' 본문

수희씨 이야기/책읽기

마흔이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이야기 '마흔의 서재'

수희씨 2013. 3. 12. 17:55

여전히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내 나이도 어느덧 마흔이다. 마흔, 참 당혹스럽다. "뭐 아직 만으론 38세야" 라고 외친다한들 달라질 게 없다. 마흔을 맞고 보니 또 다시 부딪치게 되는 질문이 한 둘이 아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혹은 이게 사는 건가 싶은 허무맹랑한 질문에서부터 나는 무엇을 성취했나, 내 꿈은 무엇이었나, 나는 자유로운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등등 복잡하다. 한마디로 싱숭생숭하다. 뭐 특별한 이유 없이 마음이 푹푹 꺾인다고 해야 할까. 좀 그렇다.

얼마 전 장석주가 쓴 책 <마흔의 서재>를 읽었다. 서점에 나가보니 제목에 마흔이 들어간 책들이 참 많았다. 마흔엔 어쩌구 저쩌구 하는 책들이다. 예전에 장석주 책을 잘 읽었던 기억이 나 선뜻 집었다. 장석주 글은 여전히 좋았다. <마흔의 서재>는 옆에 두고서 자주 꺼내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마흔을 주제로 인생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싱숭생숭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장석주는 마흔을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오후 4시에 해당하는 나이, 변화의 한 가운데 서는 나이라고 했다. 마흔이 특별하긴 한가보다. 흔히 마흔을 불혹이라고 말한다. 흔들림이 없으려면 지혜가 필요한 법. <마흔의 서재>는 장석주가 마흔을 어떻게 지나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시골에 내려가 작은 집을 짓고 산다. 자연 속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쓸데없는 욕심 부리지 않으며 비우고 또 비워 한없이 소박한 삶 그 자체를 살게 됐다며 너도 한번 해보지 않겠냐며 말을 건넨다.

내가 가장 크게 공감한 것은 고요해져라라는 것이다. 고독과 고요한 시간을 통해 내 존재를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있음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다. 그래서 사랑도 하고 친구도 찾는다. 그래도 외로운 게 사실이다. 외롭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마흔쯤 되었으면 진정으로 혼자가 되어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충고다사실 나를 직면하는 순간은  괴로울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대충 대충 넘어갈 때도 많다. 마흔은 겁 없이 고독해야 하는 나이란다. 그래야만 삶이 온전하게 맨 얼굴을 드러낸다고.

내면을 가꾸는 일에 책읽기가 빠질 수 없다. 장석주는 진정한 지적생활은 마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꾸준히 책을 읽어야 사유의 세계는 성장한다. 책을 읽어야 더 새로워질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읽기 전과는 달라야 한다. 마흔쯤 되었다면 자기만의 서재를 갖고 그 속에서 꿈을 키워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나이를 먹다보면 늙어가는 외모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어려보이고 싶은 욕망에만 시달린다. 비단 어려보이고 싶은 욕망만이 아니라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허우적거릴 때가 참 많다.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내게, 허무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나에게  "너 제대로 혼자 있어 봤어? 너를 새롭게 하는 책은 읽고 있는 거니?  좀 적게 먹고 덜 쓰고 그렇게 비워내면서 살면 어떻겠니? 그렇게 살아서 되겠니" 하고 말을 건네는 책 <마흔의 서재>. 이제 달라지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좀 걷기부터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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