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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TV를 말하다

힘 있는 질문, 기획력 있는 출연자 섭외 기대한다

수희씨 2011. 5. 11. 12:19

<최지현의 피플 앤 이슈>는 지역사회의 이슈와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슈와 특정 인물에 대해서 40여분간 심층적으로 대담을 나누는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지역 사회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정치인, 자치단체장, 문화예술 체육인사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최지현의 피플 앤 이슈> 프로그램을 살펴보겠습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인터뷰 프로그램인데 왜 질문의 힘이 살아나지 않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 질문이 주제와 관련된 설명을 요구하거나 소감을 묻는 형식이었습니다. 출연자가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은 전혀 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자치단체장들이 출연했을 때 치적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지난 4월3일에는 여성축구대회를 유치한 정상혁 군수가 출연해 보은군이 스포츠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참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현안 이야기를 하자며 진행자가 갑자기 주제를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보은군이 준비 예정인 신정지구 대규모 개발 계획에 대기업이 참여하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보은군수는 난처해하는 듯 하며 말을 꺼냈지만 오히려 개발 계획을 장황하게 설명했습니다. 여기에다 진행자는 대기업의 참여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서서 보은군수의 치적을 추켜세우는 듯한 인상마저 줬습니다. 개발계획의 문제점은 왜 다루지 않았는지 아쉬웠습니다.


5월1일에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출연해 미국방문성과를 설명했습니다. 40여분 내내 바이오밸리, 솔라밸리 등 충북도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들과 미국방문 성과를 도지사가 설명했습니다. 이때 진행자는 힘들지 않았느냐, 많은 분들이 함께 했다, 교민들이 좋아했겠다, 는 식의 감성적 대응만을 했을 뿐 핵심적인 질문을 제대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충북에 어떤 발전이 있겠느냐는 질문을 하긴 했지만 이시종 지사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도지사가 답변하기 좋은 질문이 아니라 주민들이 정말 알아야 하는 내용을 물어야했습니다. 40여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자치단체장을 출연시켜 40여분간 홍보기회를 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한명의 출연자가 출연하는데 여러 명이 출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4월24일에는 도에서 예술단체를 지정했다며 지정된 단체 대표 2명과 도 관계자가 출연했습니다. 내용을 보니 도에서 두 단체에 2년 동안 각 4억원씩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단체를 선정했는지, 단체 대표들에게 선정된 소감은 어떤지를 물었습니다. 도 예술지정단체를 주제로 초대한 사람들인데, 각 단체 대표들에게 소감을 물으면서는 각 분야별로 국악과 연극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듣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또 한사람이 말하는 시간이 길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발언 순서까지 한참 기다리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토론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여러 명이 출연했을 때 이런 식의 질문 구성은 단조롭기도 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5월8일에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펼치는 사단법인 충북연회 희망봉사단 사람들과 수혜자가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이 수혜자가 너무나 위축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진행자가 정신지체를 앓고 있다는 말도 했고, 계속해서 좋으냐, 어떠냐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질문도 소감을 묻는 게 다였습니다.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겠지만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정신지체를 앓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가면서 굳이 출연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 얼마나 감동을 주고 있는지를 말해주기 위해서 출연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선 좀 불편했습니다. 전체 구성 내용이 단체 관계자와 봉사활동을 하는 건축사의 얘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출연자들의 답변을 제작진 입장에서 일일이 문제를 지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편집과정에서 걸러줘야 할 것입니다. 보은군수는 공무원들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너네들’이라고 지칭했고, 사랑의 집짓기 봉사 단체 관계자는 수혜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고 자식이 버렸다는 등 개개인들의 사연을 말했습니다. 이분들이 과연 이렇게 방송에서 거론되는 걸 허락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피플 앤 이슈>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출연하고 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 5월8일까지 총 64회 방송분 가운데 정치인이 7명, 자치단체장이 18명, 정부부처 관계자 8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각 기관 단체장들과 문화 체육 인사들이었습니다. 정치인 가운데에는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이 2회, 자치단체장 가운데에는 이시종 지사가 3회나 출연했습니다. 자치단체장 출연 횟수가 많은 이유는 지난 2010년에는 6.2 지방선거가 있었고, 선거 이후에 당선인들을 초대해 계획 등을 물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오송으로 정부국책기관이 이전했을 때 기관장들을 차례로 초대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기획성 없는 편의적인 프로그램 기획이 아닌가 합니다. 도민들이 알아야 할 주요 이슈라는 판단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겠지만, 매주 단체장들이 출연하는 식의 편성은 편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달리 2010년에는 연속 편성이 많았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피플 앤 이슈> 프로그램의 성격이 자칫 자치단체장이나 기관장만을 출연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피플 앤 이슈>는 봄 개편을 맞아 진행자를 바꿨습니다. 진행자가 바뀌면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청주방송 TV프로그램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진행자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에 진행자의 이름이 들어갈 만큼 진행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게 합니다. 그런데 과연 진행자의 특성이나 역할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겨납니다.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두 진행자가 진행한 프로그램을 살펴봤을 때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세트마저 별 변화가 없어 개편 효과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개편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를 더 기대해봐야 할 듯 합니다. 올해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좀 만났으면 합니다. 특히 출연자 섭외에 기획력이 발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구성에 있어서도 출연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고 힘 있는 질문으로 도민들의 호기심을 해결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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