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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TV를 말하다

지역 정통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 인>을 말하다

수희씨 2011. 5. 11. 12:15

여러분은 시사프로그램을 즐겨보십니까? 시사프로그램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심층 취재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요즘 전반적으로 시사프로그램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지역방송에서는 시사 토론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전통적인 시사프로그램이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지역사회 문제를 고발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없다는 건 지역주민들에게는 큰 손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정통 시사프로그램


cjb 청주방송에는 지난 해 봄 개편 때부터 시사매거진 人 이라는 프로그램이 매주 방송되고 있습니다. 시사매거진 인은 도내에서 일어나는 사건, 인터뷰, 사람을 주제로 매거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 회당 평균 이슈 취재와 사람 그리고 가족 이라는 인물 소개 두꼭지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지역 정통의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 인을 살펴봤습니다.


충북 희망원 사태 첫 전파를 타다


지난해 12월27일 충북희망원 사태가 시사매거진 인을 통해 첫 전파를 탔습니다. 지금은 노조와 희망원 측이 합의해서 시설 폐쇄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 사건은 희망원 아이들의 삶의 문제가 걸린 절박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사건을 제대로 다뤄주는 언론이 없었습니다. 충북희망원 교사들이 왜 노조를 결성했는지, 충북희망원이 그동안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희망원측에서 주장하는 시설 폐쇄가 정말 타당한 것인지를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지역사회의 중요한 사건인데도 방송에서는 처음으로 시사매거진을 통해서 다뤄졌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회적 약자, 피해자, 약자의 목소리 전달에 충실


충북희망원 사태 외에도 시사매거진 인은 사회적 약자, 사건의 피해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일에 충실했습니다. 지난 1월10일 <질병으로 가난의 늪에 빠진 사람들> 편에서는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던 이들이 질병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를, 평범한 가족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빼앗아 갔음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주어지는 의료급여 혜택의 문제점도 짚었습니다. 약값 천원이 아까워서 약을 먹지 못한다는 우리 이웃의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정부 복지 예산이 얼마나 후퇴됐는지, 의료급여의 실질적인 문제를 짚어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1월24일 <한국 교원대 청소 미화원 대량 실직 사태>에서는 평생을 청소노동자로 일하다가 노조를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루 아침에 해고통보를 받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해주었습니다. 대안 제시보다도 이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방송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언론이 주목하지 못한 현실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피해자의 목소리만 전달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시사프로그램은 고발성, 폭로성 성격이 있습니다. 어떤 사건에는 항상 이해관계자가 있기 마련인데, 시사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은 주로 피해를 당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입장만 다룬다, 편파적이다 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작진은 이런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서 더욱 더 철저한 취재와 진실을 추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1월3일 <아파트 보수공사 부당거래 진실 공방> 편에서는 방송 내내 전임 동대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문제가 되는 공사 업체 관계자들도 전화 인터뷰가 전부였습니다. 이 편 외에도 피해를 줬다고 지목되는 입장은 거의가 전화 인터뷰였습니다. 2월23일 <폐기물 매립장 그 불신의 내막>에서도 주로 전화 인터뷰만 제시되었습니다. 이들은 껄끄러운 입장이기 때문에 방송을 피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인터뷰 요청을 하고, 차라리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 내용의 완성도 면에서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취재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어


방송된 내용들 가운데에서 1월17일 <무심천변 66층 경관침해 논란>편, 2월23일 <폐기물 매립장 그 불신의 내막>편을 보면 이해 당사자들이 회의를 갖고 거기에서 발언한 내용을 그대로 편집해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따로 인터뷰를 하기보다 회의 내용 자체가 취재 내용과 맞물려 있기에 그런 방식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화면이 계속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도 있습니다. 시사프로그램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취재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래서 시청자를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작진이나 어느 한쪽의 입장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안의 진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편성문제 적절한가


시사매거진 인은 그동안은 월요일 저녁시간대에 방송되다가 2월부터는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저녁시간대보다 더 주목도가 높은 시간대이긴 합니다. 그러나 지역의 현안을 다루는 시사프로그램인데, 다른 오락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됩니다. 지역주민들에게 이 프로그램의 가치를 더욱 알려냈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청자와의 교감 폭도 넓혔으면 합니다.


지역의 정통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지역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다른 언론이 외면하는 문제를 심층 취재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랍니다.   /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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