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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TV를 말하다

익숙함 속 새로움 발견! 아름다운 충북

수희씨 2012. 2. 3. 11:10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을텐데요. 흔히 여행이라고 하면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나, 우리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 지역 곳곳의 숨은 매력을 찾아주고, 유명 관광지로의 여행이 아니라 체험과 테마 위주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청주방송의 <아름다운 충북>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바로 여행 정보 프로그램으로서 지난 2008년부터 봄여름가을 세 계절 동안 충북지역 시군을 여행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 57일 옥천군편을 시작으로 다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충북 12개 시군을 돌아가며 소개하다 보니 같은 지역이 여러 번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올해 시작한 아름다운 충북은 기존의 형식을 바꾸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메인 MC 박용관씨와 남녀 대학생들이 출연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 구성을 보면 KBS 유명한 주말 예능프로그램 12일 컨셉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캠핑을 하고, 복불복 게임을 하고, 미션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매우 유사합니다. 진행자들도 12일 따라하는 게 맞다고 인정하기도 합니다. (625일 음성편 초반부)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기존에는 각 지역 정보를 리포터가 물어보고 소개해주는 이가 출연해 정보전달을 충실히 했던 반면에, 올해 방송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즐기고, 체험하는 형식이어서 재미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떠나는 여행 컨셉으로 여행지 소개를 더 활력 있게 해주고,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런 장점을 잘 살려나가고 있을까요? 지금 방송 구성은 여행지보다는 진행자 4명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 어떤 테마를 찾거나, 본격적인 체험을 통해 여행의 가치를 느껴본다거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방식이 아니라 출연자들끼리만 웃고, 떠들고, 농담하고, 이야기 나누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뚱맞게 보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충북 진행자들은 유명 연예인이 아닙니다. 12일처럼 출연자 자체가 인기 연예인이어서 더 주목받고,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는 형식이 아닙니다. 일반 시청자들이 보기엔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젊은이들입니다. 이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나 게임이 별로 재미있지 않다는 점은 큰 문제로 보입니다.

  진행자들이 차로 이동하면서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도 잡담이 지나치게 많고, 게임하는 모습도 출연자들만 재미있어하는데 과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는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특히 여성 출연자들은 외모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참 많이 했습니다. 72일 청주시 편에서는 여성 진행자가 화면으로 보니 뚱뚱하다, 목소리가 뚱뚱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으며, 친구들과의 캠핑에서도 이상형을 물어보며 남자 출연자에게 자신의 몸매가 착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재미나 친근감을 위해서일수도 있지만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연자들이 이동 중에 나누는 어떤 이야기들도 완결된 구조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잡담처럼 여겨지는 게 아닌가 합니다. 차라리 여행지와 관련한 이야기를 더 중점적으로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인사말과 이동시간에 나누는 이야기가 지나치게 길게 편집되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잡담처럼 여겨지는 이야기들을 많게는 5분 넘게 편집하다보니 지루합니다.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도 문제입니다. 625일 음성편에서 한 여성 출연자는 상대 여성 출연자에게 기집애야라는 표현을 썼고, 64일 단양편에서는 굴렁쇠놀이를 하면서 막대로 찌르는 장면과 화살에 맞은 시늉을 하는 남성출연자 모습이 좀 위험해보이기도 했습니다.

  64일 단양군편에서는 이동을 하면서 출연자들이 스스로 안전벨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합니다. 시청자들이 안전벨트를 안매면 뭐라 한다고 지적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정작 뒷 자석에 탄 출연자들은 아무도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습니다. 매 회마다 차로 이동하는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운전자 외에는 아무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습니다.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출연자들은 여행지 정보를 미리 습득하고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야기 하다 막히면 자막으로 안내할거다 라고 말하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상식에 해당하는 것도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퀴즈에서 틀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고, 여행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알고 나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재미도 좋지만, 출연자들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알고 가면 이야기도 풍성하게 할 수 있고, 잡담처럼 여겨지는 대화가 아닌 여행지에 대해 좀 더 유익한 대화를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여행은 12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고, 주로 캠핑을 하거나 여행지의 숙박장소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매 회마다 각 여행지의 주요 먹거리를 소개하기 위해 식당에서 밥 먹는 모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나옵니다. 그리고 저녁때는 어김없이 고기를 구워먹는 모습입니다. 반복되는 모습이 자주 비춰져 아쉬움이 남습니다.

  현재는 모든 여행지마다 화면과 자막만으로 간략하게 소개해주고, 출연자들이 이동하거나 가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본격적인 체험을 더 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여러 군데를 소개하기 위해서 빠듯한 일정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스쳐가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출연자들이 미션을 풀고 게임을 하면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식은 새롭긴 하지만 좀 더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여행지에서 현지 주민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64일 단양군편에서 캠핑장에서 만난 가족과 함께 하는 모습은 캠핑의 매력도 느끼게 해주었고, 가족간의 여행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72일 청주시편도 출연자들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72일 청주시편 인사말에서 진행자는 익숙한 곳에서 새로움을 찾고, 설레임을 찾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바로 아름다운 충북이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곳에서 새로움을 찾는 일입니다. 그 지역의 여행정보를 한회에 다 보여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하나라도 정말 새롭게, 알차게 보여주는 재미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주마간산식으로 간략 간략한 정보는 화면으로 제공하고, 테마나 컨셉을 찾아보기 힘든 방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새로움을, 다른 지역주민들에게는 충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일이 쉽지 많은 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방송해온 노하우를 잘 살려 충북의 아름다움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방송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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