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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 확장시키는 다큐멘터리 본문

지역언론 이야기/TV를 말하다

지역성 확장시키는 다큐멘터리

수희씨 2012. 2. 3. 11:13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좋아하시는지요? 최근 몇 년 사이 이른바 대작 다큐멘터리로 불리는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차마고도>, <누들로드>, <북극의 눈물> 등의 다큐멘터리는 높은 작품성으로 해외에서 상도 받았고, 극장에서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최근에는 다큐멘터리의 전성시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CJB청주방송에서는 어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시청자 여러분과 만나고 있을까요? TV를 말하다 프로그램 비평, 이번 달에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테마스폐셜>을 살펴보겠습니다.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은 허구가 아닌 사실성을 다루며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한다는 점입니다. 진실은 다큐멘터리를 다큐멘터리답게 보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다큐멘터리는 무엇보다 우리 삶의 현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르입니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는 대부분 설명적 방식으로 제작되는데요. 제작자가 주제를 정해 주제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구성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작가의 관점에 의해 구성된 자료와 인터뷰어 선정의 편향성, 과도한 내래이션 등이 약점으로 지적받기도 하지만, 설명적 다큐멘터리는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다큐멘터리 방식입니다.

  지난 10월과 11, 두 달 동안 <테마스폐셜>을 통해서 방송한 다큐멘터리들도 모두 설명적 다큐멘터리 방식을 띄고 있습니다. 테마스폐셜은 매주 일요일 밤 1110분부터 50여분간 방송되고 있는데요, 지난 10월부터 지난 1113일까지 총 7회의 다큐가 방송되었습니다.

  방송한 다큐 가운데에는 환경 문제를 다룬 <논습지 친환경으로 다시 태어나다>편이 있었고, 여행이나 지역의 관광 자원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계곡이 있는 풍경장수>, <울산, 여행으로 물들다>, <화첩으로 모이는 풍경> 등이 방송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천지역의 약초를 소개하는 <약초의 꿈>편이 있었고, 휴먼다큐로 분류할 수 있는 <시장, 그리고 청춘>, 역사와 휴먼 다큐로 분류할 수 있는 <해방되지 못한 영혼 조선여자 근로정신대>편이 방송되었습니다.

  이들 방송들 모두 나레이션이 들어가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해방되지 못한 조선여자....>편에서는 배우 김여진씨가 나레이션을 맡아 내용전달을 충분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시장 그리고 청춘>편에는 다큐의 주인공들이 직접 나레이션을 맡아 이색적이면서도 진솔하고, 색다른 느낌마저 주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레이션의 중요성 때문에 흔히 대작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유명 연예인들이 나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7회의 작품 가운데 CJB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약초의 꿈>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 민영방송사들의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작품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아 민영방송사 제작인지, 외주 제작인지는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환경, 역사, 휴먼 다큐를 골고루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TV다큐멘터리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정보성, 휴먼, 오락, 역사, 환경 다큐, 다큐드라마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일반 프로그램과 달리 심층적으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길고 제작비 규모도 상당합니다. 보통 지역방송사들은 창사특집 등의 특집 다큐들을 많이 제작해서 방송하고 있습니다. 지난 10CJB청주방송도 창사특집으로 <북극해를 가다>라는 다큐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작 다큐멘터리를 자주 만들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다큐멘터리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내야 할까요? 또 지역방송만이 가질 수 있는 다큐멘터리 제작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실질적으로 지역방송은 많은 제작비를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적은 제작비를 가지고도 질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재와 방식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역방송은 지역성, 공동의식, 공동 규범의 요소를 지난 지역사회와 그 문화를 반영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에 바탕을 둔 의미 확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지역성 반영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장르입니다. TV다큐멘터리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과 지역성 구현을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지역방송에서 만들어진 많은 다큐멘터리들을 보면 지역 고유 콘텐츠를 발굴해 그 의미를 확장하고, 자부심을 고양시켜 지역발전을 지향하고자 하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역사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지역주민의 역사적 자부심과 책임감도 강조하면서,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관점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지역 내부의 현상이나, 사물, 인물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지역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해나간다면 지역의 다큐멘터리는 완결성을 갖춘 이야기 구조로 어느 프로그램 못지않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방송에서 제작하는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지역민의 삶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 정말 많은 휴먼 다큐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사람들 이야기는 언제나 인기 있고, 드라마적 요소가 있어 보는 재미를 줍니다. 갈등도 있고, 전개도 빠르며, 사람들 사는 이야기와 심리 묘사가 뛰어나 인기가 많습니다. 지역방송에서도 휴먼 다큐를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CJB의 경우에는 시사매거진 인이라는 프로그램 안에 휴먼다큐를 구성해 매주 시리즈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민의 삶의 애환을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다큐멘터리 하면 떠오르는 대작의 이미지를 벗어나 소소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큐멘터리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을 겨냥해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발굴해보는 것은 또 어떨까요. 다큐멘터리의 주요 특징인 리얼리티 즉 현실성, 사실성, 진실을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다양한 차원의 리얼리티에 관한 접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다큐멘터리 외에도 독립영화 작가, 시민작가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작품도 방송을 통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날로 높아져가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면서도 지역성을 살려내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CJB청주방송에서도 경쟁력 있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서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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