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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TV를 말하다

미디어선거 이끄는 프로그램 개발해야

수희씨 2012. 8. 20. 16:38

미디어선거 이끄는 프로그램 개발해야

 

19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이제 한달 여 남았습니다. 선거 때마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디어선거를 강조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역방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선거를 앞두고 지역방송이 어떻게 해야 지역주민, 유권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선거 과정에서 언론이 수행하는 기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막중합니다. 정치 및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유권자가 고려해야 할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유권자의 선거참여를 유도하고, 또 선거 과정의 공정성을 감시하고,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역방송은 신문에 비해 보다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노출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정치 정보원이자 믿을 수 있는 매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에 있어서 지역방송의 역할의 수행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선거 관련 방송 보도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이미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보도 경향입니다. 방송매체는 영상을 중심으로 현실을 구성하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 의존하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후보들이나 정당도 정책개발 보다는 이미지 형성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정책의 내용보다는 후보들의 외모나 말솜씨가 때로는 더 중요하게 보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는 지나치게 선거를 경마중계 하듯이 당선에만 초점을 맞추어 보도한다는 것입니다.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 보다는 후보들의 동정이 더 우선시 되곤 합니다. 또 이런 보도를 하면서 선거를 전쟁이나 게임에 비유하는 용어들을 그대로 사용해 문제입니다. 셋째는 선거의 부정적 측면을 오히려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정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다섯째 정책과 이슈에 대한 분석보다 흥미 위주의 가십과 스케치 보도가 주가 되어 후보들의 공약이 어떻게 다른지,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제대로 살펴볼 수 없게 만드는 점입니다. 여섯째, 또 여론조사를 보도하면서 흥미 위주의 선정주의에 기대 보도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선거보도 외에도 선거방송 토론도 지역방송의 주요 기능입니다. 지금까지 선거방송 토론을 보면 현란한 말솜씨나 이미지만 강조되고 정책 대결이 실종됐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는 후보들이 토론을 개개인의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거나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데에 그치는 미성숙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토론 진행 방법에서도 미진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미디어 선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 데에 반해 정작 미디어 선거의 현실은 여전히 부정적인 요소가 많아 보입니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방송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선거 기간에는 주로 뉴스에서만 선거를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디어 선거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선거관련 시사 프로그램과 자체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스는 제한된 시간이 있어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데에는 부족한 형편입니다. 시사프로그램에서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들이 주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를 심층 취재해 보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마침 지난 35일 시사진단에서는 <19대 총선 충북의 선택은?>을 주제로 한 토론이 방송되었습니다. 지역의 대학 정치학과 교수와 총선유권자네트워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분이 나와 활발하게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충북인의 선거와 관련한 민심 변화와 그동안 선거에서 주요 공약으로 활용되었던 국책사업과 관련한 선거 결과, 19대 총선에서의 정권 심판론, SNS 활용의 문제, 정치 신인의 부족함 등을 폭넓게 다루었습니다. 19대 총선에 한정 짓기보다는 17, 18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충북 주민들의 선택에 더 초점이 맞춰져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충북인이 선거 때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주로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인 정치에 대한 평가도 유권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19대 총선의 본격적인 쟁점을 다루지는 못했다는 점입니다. 정권심판론을 이야기하면서 지역균형발전에 토대한 지역이슈가 쟁점화 되지 못했다는 토론자들의 평가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평가가 빠져서 아쉬움이 있었고, SNS 활용은 달라진 선거 문화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더 볼 수 있는 문제라서 쟁점으로 다루긴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또 정치신인 발굴 문제에서도 지역에서의 정치신인을 발굴하려 하는 노력이나 실태에 대해서 좀 더 논의가 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습니다. 한 시간여라는 짧은 시간에 정치 전반을 다 다루기는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현실 정치 문제를 모처럼 비판하는 장이 마련되어 유익한 방송이었습니다.

 

이번 4.11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정치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FTA4대강 사업,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 등의 전국적인 현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지역차원에서도 지역 중소 상인 살리기 정책이나 세종시 관련 정책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안에 대해 지역의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듣는 일을 지역방송이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4.11 총선의 쟁점을 세분화해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요?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정당관계자들의 정책 토론도 또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더불어서 이번 총선에서는 18대 국회의원들이 모두 공천되어 선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난 4년 동안 어떻게 활동했는지도 제대로 따져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의제들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보자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묻는 게 아니라 유권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은 유권자들에게 선거의 쟁점은 무엇인지, 후보들은 어떤 자질을 가졌는지, 지역 주민들이 주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게 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후보들의 동정만을 쫓는 식의 선거보도를 탈피하는 한 방법으로 선거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바람직한 미디어 선거를 이끄는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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