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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언론 ‧ 주민 소통 실천 위해 주민들 뜻 모아 언론협동조합 만들다 본문

지역언론 이야기/마을미디어

참언론 ‧ 주민 소통 실천 위해 주민들 뜻 모아 언론협동조합 만들다

수희씨 2013. 7. 4. 12:01

만들어진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전국 최초로 언론협동조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협동조합 붐이 일면서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언론협동조합은 처음이기에 더 이목을 끌었다. 전문적인 언론인들도 아니었다. 그들은 농부들이었다. 농부들이 모여 만든 언론협동조합은 바로 괴산 <느티나무 통신>이다. <느티나무 통신>은 만들어진 것 자체로도 큰 화제가 돼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벌써 여러 차례 다른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농민들 언론협동조합 만들다

 <느티나무 통신>은 지난 123일 언론협동조합 발기인대회를 열었고, 2월에는 조합설립신고증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425<느티나무 통신> 창간 기념식을 가졌다. 차광주 <느티나무 통신> 이사장은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농번기가 오기 전에 얼른 만들자는 발기인들 뜻이 모아져 일사천리로 <느티나무통신>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형식적인 일처리는 3개월밖에 안 걸렸지만 <느티나무 통신> 발기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언론을 만들려고 계획했다.


 이미 지난 2008년도부터 우리만의 언론을 만들어보자는 얘기들이 나왔다. 그러면서 2009년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만들면서 활동을 이어나갔다. 2010년에도 본격적으로 언론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차 이사장은 언론을 만들자는 얘기는 많이 나왔지만, 비용 때문에 번번이 미뤄왔다. 처음엔 신문 제작을 고려했는데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지역에 좋은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지난 대선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대선 결과에 실망만 하지 말자고, 서로 재미나게 소통하면서 살아보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터넷 매체를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이왕이면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어 조합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언론 매체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실행에 옮겼다. 열기도 뜨거웠다. 개인 72명과 4개 단체가 출자한 금액이 18백만원을 넘었다.

 참 언론 필요성 느낀 주민들 기자로

 조합원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 <느티나무 통신>에는 현재 25명의 주민기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기자학교를 열어 주민들에게 기사쓰기 교육을 했다. 주민기자들은 각자의 삶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기사로 올리고 있다. 옥수수를 심거나 감자를 캐는 것도 뉴스가 되고, 마당 앞에 놓인 평상에 대한 단상도 뉴스다.

 <느티나무 통신>의 주민기자들은 매주 화요일에 모여서 논의한다. 바쁜 일이 생기면 모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열심히 모여서 얘기한다. 또 정기적인 모임이 아니라할지라도 둘셋만 모여도 <느티나무 통신>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얘기하느라 바쁘다. 지난 625일 한 살림 강좌를 듣기 위해 미리 모였던 주민기자들은 즉석에서 편집회의를 했다. 조합원 한 분이 요즘 국정원 논란을 다룬 신문들 보도태도 차이를 이야기하자 차광주 이사장은 <느티나무통신>에 좀 올려달라고 그 자리에서 부탁했다. 글쓰는 게 부담스럽다는 말에 사진으로 기사 제목만 보여주면서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또 다른 조합원들은 SNS활용법 등을 더 교육받아 보자고 제안한다. <느티나무 통신>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열망들이 참 뜨겁다.


 해직공무원 박종영씨도 주민기자로 활동한다. 박종영씨는 예전에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사실 그대로 나가지 않아 크게 곤혹을 치른 적 있다. 언론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이후로는 언론은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느티나무통신>에 직접 기사를 쓰면서 있는 그대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그래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종영 기자처럼 다른 주민기자들 즉 조합원들은 참언론의 중요성을 절절하게 느꼈던 사람들이 대다수다. <느티나무 통신>에는 한살림 단체 모임과 귀농자 모임, 해직공무원 등 공무원 노조 등 다양한 사람들이 조합원이자 기자로도 활동한다. 기자이면서 독자인 조합원들은 <느티나무 통신> 기사에 만족하고 있을까. 차광주 이사장은 아직은 초기라서 기사가 올라오면 서로 격려하느라 바쁘다. 아직 독자도, 기자도 더 필요하다. 출자한 사람 모두가 기자가 되고 독자도 될 때 더 힘이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이사장은 <느티나무 통신>엔 현재 전문 취재 인력이 없어 괴산 지역의 현안을 다루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론 유명세이지만 아직 괴산군내에서 <느티나무 통신>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문적인 취재인력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느티나무 통신>에는 조합원들이 올리는 생활이야기에서부터 괴산의 역사, 문화예술 소식, 괴산군 소식, 단체 소식 등 다양한 기사들이 실린다. 기사 종류도 사진 기사, 동영상 기사, 일기 형식 기사 등 기존 언론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형식이다. <느티나무 통신>에서 인기 있는 기사 가운데는 동영상 뉴스를 빼놓을 수 없다. <느티나무 통신>에는 전문 VJ김주영 기자가 동영상 뉴스를 만들어 올린다. 지난 겨울 괴산 한살림 무위당 학교 강좌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엄청 히트를 쳤다. 동영상 뉴스 덕분에 사람들도 많이 모을 수 있었다. 차광주 이사장은 <느티나무 통신>에 좋은 뉴스들을 제공하기 위해 조합원뿐만 아니라 좋은 글을 써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재능기부 형태로 좋은 기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느티나무 통신>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지면도 발행하고, 상가 광고나 벼룩시장 형태로 물건과 재능을 나눌 수 있게 하고, 가능하면 농산물 쇼핑몰도 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느티나무 통신>있어 소통 활발

 현재 <느티나무 통신> 인터넷 홈페이지 편집은 차광주 이사장과 김의열 기자가 맡고 있다. 이들은 하루에는 많게는 7~8시간, 적게는 2~3시간을 편집에 공들인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좋은 기사를 많이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차광주 이사장은 좋은 컨텐츠를 확보해 널리 퍼뜨리는 방법을 찾는다며, 최근에는 SNS를 활발하게 활용해 널리 확산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느티나무 통신>은 페이스북 페이지도 열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느티나무 통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들을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알려내고 있다. 김의열 기자는 본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도 열심히 <느티나무 통신 기사들을 퍼 나르고 있다.

 <느티나무 통신>은 창간사를 통해 <느티나무 통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지역의 생생한 삶, 좋은 생각, 다양한 정보를 나누겠다. 둘째 공동체성을 회복하겠다, 셋째 지역의 자립구조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다. 넷째 자연을 파괴하는 현대과학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을 열어나가는데 발판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치들을 실천해나가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다

차광주 이사장은 <느티나무 통신>이 생겨서 이 전보다 소통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느티나무 통신>이 지역의 의제를 모으고 이야기하고, 지역의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보다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함께 이야기 한다며 소통 기능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큰 변화를 불러온 <느티나무 통신>이 앞으로 가져올 변화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이 기사는 충청타임즈와 공동기획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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