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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마을미디어

주민들 스스로 만드는 마을미디어로 공동체 키운다

수희씨 2013. 7. 4. 11:49

우리는 매일같이 수많은 뉴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의 홍수라 불릴 만큼 수많은 매체가 공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많은 뉴스들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뉴스는 나와 이웃들의 이야기, 즉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지역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바로 마을미디어다. 마을미디어는 다양하다. 작은 소식지부터 신문, 잡지와 같은 활자 매체도 있고, 공동체라디오와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마을미디어가 만들어지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에 가까운 소통욕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황민호 안남면 마을연구소 연구원은 “5만명이 사는 옥천에 <옥천신문> 하나로 소통하기에는 지면이 모자랐다. 15백명이 사는 안남면에도 마을주민들의 주체적인 시각을 담는 매체가 있어야 한다. 마을신문은 생활세계에 기반한 면 단위 공동체 신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신문은 우리가 그곳에 살을 부비며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하고 나누며 삶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복성경 부산지역 시민미디어 교육 전문 활동가도 마을신문에 대해 마을 내 주민과 주민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정의했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공동체를 이해하고 배우게 하는 교육의 장 역할도 하고 마을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공동체를 풍성하게 하는 마을미디어

 공동체에 미디어는 꼭 필요한 요소다.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공동의 문제를 논의하는 공간인 언론은 공공대화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이 모여서 마을의 이야길 풀어내는 공론장 기능을 하는 언론이 있다면 공동체는 더욱 풍성해지고, 결속을 도울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를 풍성하게 하는 언론의 역할을 말하기에 앞서 한국 사회 현실을 돌아볼 필요도 있다. 한국사회는 먹고사는 문제에 갇혀 있는 형국이라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황민호 안남면 마을연구소 연구원은 요즘 우리 사회는 공동체 가치가 무너졌다며 이 때문에 우리 삶의 생활세계를 회복하기 위해 오히려 마을 공동체 신문이 더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마을 미디어를 지원하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시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요구를 기반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을의 다양한 공통의 관심사를 담아내는 미디어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을신문이 공론장 역할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장호순 교수는 처음에는 마을 소식을 담아낸 마을신문이 반가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언론을 기대하게 된다며 단순히 정보 공유 수준을 넘어서 공동체에서 필요한 정보와 이슈를 다루고 토론까지 한다면 매우 바람직하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사람들이 많이 훈련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또 공론장 역할은 단순히 단위가 작고 크고의 문제가 아니라며 오히려 작은 지역일수록 이익과 가치가 직접적으로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장교수는 오히려 처음부터 큰 기대를 갖기 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지역에서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정보 제공을 하는 기능만 해도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마을미디어

 최근 들어 마을미디어가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청주지역을 보면 기존에 산남동 <두꺼비마을신문> 밖에 없었지만, 마을신문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마실을 중심으로 청주시 동마다 마을신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괴산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 언론 <느티나무 통신>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기존 언론으로 소통의 욕구를 다 해결하지 못했기에 생겨난 현상이기도 하다.

공동체를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생겨난 미디어들이 기존 언론과 어떻게 차별화를 이루며 주민들 속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또 대안미디어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일간지와 마을신문 서로 다른 판이라며 마을 신문이 자기 동네를 커버할 수 있는 뉴스를 잘 개발하면 기존 언론과의 차별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복성경 시민미디어교육 활동가 역시 주류 언론에서 채우지 못한 것을 채운다는 면에서 마을미디어는 대안미디어가 될 수 도 있다며 기존 언론이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는 동 단위의 다양한 소식과 이야기를 전하는 지역밀착형 미디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민호 안남면 마을연구소 연구원은 기존 언론과 마을미디어는 생산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바로 주민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 스스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론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꼽았다.

 마을미디어 안정적 수익구조 마련 중요

 마을주민들이 참여로 만들어지는 마을미디어는 공동체를 묶어내고 공동체가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지만 안정적 수익구조가 없으면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보통 마을신문들은 광고료로 제작비를 충당하고 인건비 없이 마을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기사작성, 편집, 배포를 맡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주민들 참여를 어떻게 끌어내느냐다

장호순 교수는 매체의 성공 가능성 여부는 무엇보다 수익창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마을신문을 지속 유지할 수 있는 수익구조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을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안정적 수익구조 모델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마을미디어로 공동체 내 소통을 돕고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마을미디어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이 기사는 <충청타임즈>와 공동 기획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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