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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마을미디어

마을이슈와 정보 주민기자들 발품으로 전한다

수희씨 2013. 7. 26. 09:24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에는 두꺼비보다 더 유명해진 <두꺼비마을신문> 이 있다. <두꺼비마을신문>이 창간한지 벌써 5년, 다음 달이면 지령 100호를 발행한다. 청주를 대표하는 <두꺼비마을신문>은 원흥이 방죽이 있던 산남지구에 법원과 마을이 조성되면서 시작됐다.

 원흥이 두꺼비를 살려내기 위한 환경운동으로 두꺼비생태공원이 만들어졌고, 주민들은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마을주민들은 뜻을 모았다. 산남동에 들어선 8개 아파트에 4천8백 세대가 동시에 입주를 하면서 아파트 대표자회의 협의체가 만들어졌고, 이 협의체에서는 마을신문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발행비용을 보존하기로 결정해 지금까지 <두꺼비마을신문>을 후원하고 있다.

<두꺼비마을신문>은 한 달에 16면으로 두 번씩 격 주간 발행하며, 총6천부를 찍는다. 이 가운데 4천8백부가 주민들에게 배포되며, 나머지는 상가와 외부로 나간다. <두꺼비마을신문>의 운영규모는 여느 마을신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편이다. <두꺼비마을신문>은 별도의 사무실까지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창간 초부터 주민기자로 활동했던 박미라 편집국장을 비롯해 4명의 주민기자들이 신문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외 시민기자와 학생기자들이 주민으로 참여한다.

주민기자 헌신적 노력으로 신문 발행

요즘 전국적으로 마을신문이 유행을 타면서 두꺼비신문으로 전국 곳곳에서 방문과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두꺼비신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두꺼비마을신문이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발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헌신적인 주민기자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신문 창간 초기부터 주민기자로 활동하며 편집국장까지 맡은 박미라 편집국장은 "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 채 봉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신문 만드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라고 말했다. 현재 주민기자들 모두가 주부로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현재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단순히 기사만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기사 쓰기는 기본이고, 광고영업에 배포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달에 2번 발행하다보니 지면을 채우기가 빠듯할 때가 많다. 어떨 때는 마감 날에도 기사거릴 찾아다닐 정도라니 이런 주민기자들 노력 없이는 <두꺼비마을신문>이 정상적으로 발행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주민기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광고영업이다. 마을신문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한단다. 광고영업을 하지 않고서는 신문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감수하고 뛰어든다.

주민기자들은 정식으로 급여를 받고 일하지 않는다. 봉사활동이라는 이름 아래 일반 언론사 기자들보다 몇 배나 많은 업무를 하는 셈이다. 박미라 편집국장을 비롯한 주민기자들은 “주민기자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조하는 구조는 개선해야 한다. 봉사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힘들다고 하면서도 주민기자들은 매번 심혈을 기울여 신문을 만들고 있다. 무엇이 주민기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주민기자들은 무엇보다 주민들을 만나는 게 힘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 신문 잘 봤다" 라며 칭찬해 줄 때 힘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신문을 매개로 지역 내 독거노인을 돕는다던지 하는 주민들 간에 봉사 활동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마을의 이슈를 이야기하는 신문

<두꺼비마을신문>은 우리동네, 동네사람들, 생활문화, 기획, 상가광고, 칼럼 등으로 지면을 꾸미고 있다. 발행 기간 5년을 설명해주는 만큼 지면 운용이 꽤 알차고, 기획면도 동네의 핵심이슈들을 잘 설명해주는 기사와 보기 좋은 편집으로 꾸미고 있다. 보통 일간 신문처럼 오피니언 면을 두면이나 할애해 동네 사람들의 칼럼을 싣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특히 <두꺼비마을신문>은 어린이면과 청소년 면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학생기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실제 10대들이 마을신문을 열독하고 있다는 결과가 마을신문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다. 방학 때마다 마을신문에서 기자학교를 열어 학생들을 교육하고, 학생기자들이 쓴 기사들을 신문 지면에 반영한다. 청소년들이 마음껏 학교생활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매체로서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두꺼비마을신문> 박미라 편집국장은 “마을신문은 마을의 이슈를 사람들에게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 마을 문제를 있는 그대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신문을 통해 마을 이슈를 지속적으로 접하다보면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시작 한다”고 말했다.

최근 <두꺼비마을신문>은 구룡산을 살리자는 캠페인성 보도를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민이 직접 만들어서 파는 수세미와 천연화장품 등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구룡산에서 내려온 고라니를 구출한 학생들의 경험담을 싣기도 했다. 단순히 구룡산을 살리자는 당위성만을 강조하는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생각해 볼 수 있게끔 사례들을 주민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주민기자들이 직접 겪은 일상 속 동네 문제들도 빠지지 않는다. 유봉숙 주민기자는 지난 6월20일 <산책길은 물바다>에서 비오는 날이면 통학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길이 온통 물바다였다는 기사를 썼다. 유봉숙 주민기자는 “어른들은 차를 타고 지나가서 몰랐지만 아이들은 이렇게 불편한 길을 매일 걸어 다녔을 거다. 주민기자로 활동하지 않았으면 나 역시 그냥 지나쳤을 거다”라며 주민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자정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봉숙 주민기자는 또 산남동이 잘사는 동네처럼 보이긴 하지만 절도사건도 많고, 밤이면 유흥업소가 많아 아이들 안전에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산남지구대에 마을의 안전 문제에 대해 취재를 하려고 했지만 기자가 아니니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얘길 듣고 상당히 불쾌했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주민기자들의 열정이 이처럼 남다른 건 바로 이 마을에 살고 있고, 우리 동네 아이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미라 편집국장은 앞으로 <두꺼비마을신문>이 지속가능하려면 산남동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을신문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민기자로 참여해서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신문을 보는 주민들도 행복해지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미라 편집국장과 주민기자들은 마을신문을 통해 성장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봉사개념만으로는 힘들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말했다.

<두꺼비마을신문>은 얼핏 보기엔 참 행복한 신문이다. 발행부수도 많고, 주민들 열독율도 높으며, 신문 내용 구성도 탄탄하다. 그런데 정작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주민기자들에게 봉사와 사명감만을 강조해서는 신문제작에 더 많은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일은 힘들 수도 있다. 청주를 대표하는 마을신문 <두꺼비마을신문>에도 이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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