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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마을미디어

새로운 마을신문을 꿈꾼다 <청주마실>

수희씨 2013. 8. 7. 10:49

청주에 또 하나의 아니 전혀 다른 마을신문이 생겼다. 마을신문 네트워크 <청주마실>은 올해 안에 청주시내 5개 동에서 마을신문을 만들 계획이다. <청주마실>은 지난 723일 성화개신죽림동을 기반으로 한 마을신문 창간호 1만부를 발행했다. <청주마실>이 내세운 창간구호는 家家戶戶, 呵呵好好’ (가가호호, 가가호호) . 모든 가구에 무료로 신문을 배포하고, 즐겁게 하겠다는 목표다.

 

동네마다 마을신문 만들겠다

 

<청주마실>은 주식회사로 출발했지만 다른 주식회사와는 조금 다르다. 청주마실은 충남북도가 함께 진행한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공모과정에 참가해 지원대상에 선정됐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과정은 사회적 기여와 자생가능성을 중심으로 기업의 미래를 진단해 창업 지원금을 주는데, 청주마실은 앞으로 10개월동안 3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청주마실은 3개월 만에 창업에 성공한 셈이다.

 

마을신문 네트워크를 꿈꾸는 <청주마실>은 앞으로 동네마다 생기는 마을신문을 직접 제작하기도 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동네 사람들이 마을신문을 만들 수 있게끔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 청주권에서 모든 마을에 신문을 만들어 네트워크 하는 게 목표다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는 동 단위의 신문을 만들어나가면서 직영 또는 지원 등의 형태로 마을신문 네트워크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며 “4년 전 창간한 산남동 두꺼비마을신문과는 이미 기사제휴, 행사공동 주최 등 협력관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마을신문은 주민들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인데 <청주마실>이 앞장선다고 쉽게 마을신문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재표 대표는 마을신문을 만들고 싶은데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샘플처럼 보여주면 쉽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편할 것이라고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민 참여 비중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창에서 마을신문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는 최형익씨 역시 <청주마실> 창간을 기대하고 있다. 최형익씨는 오창은 인터넷 모임이 잘되는 편이고, 최근 환경 관련 이슈들이 터지면서 마을 매체를 만들어보자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청주마실>이 발행되면 오창 주민들도 더 쉽게 마을신문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마실>은 인터넷 홈페이지 (www.cjmasil.com) 열고 시민기자를 모집하고 있다. 청주마실 시민기자로 등록하면 자기가 쓰고 싶은 동네 소식을 등록할 수 있다. 시민기자들이 쓴 원고가 채택돼 기사화되면 원고료도 받을 수 있다. 청주마실은 앞으로 시민기자들을 주축으로 마을편집위원회를 구성해 편집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청주마실 기자들이 동네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마을편집위원회 역할이 중요하다. 성화개신죽림동 청주마실 주민편집위원장을 맡은 박정순 남양휴튼 어린이집 원장은 동네에 세대가 많은데 각각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지 않나. 마을신문을 통해 크고 작은 소식을 접하다보면 이웃 소식도 알게 되고 소통에 도움 되지 않을까 싶어 주민편집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재표 대표는 마을편집위원회를 한달에 두 번 정도 열어 신문 편집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포망 잘 만들면 영향력도 생겨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는 지난 2003년에도 마을신문을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한우리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는 망해본 경험이 있어서 <청주마실>을 더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재표 대표가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배포. 신문이 집집마다 배달되는 구조라면 신문 영향력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가신문의 경우 배포 수준에 따라 신문 영향력이 결정되고, 이는 곧 신문의 재정적 기반인 광고수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주마실은 아파트주민대표자회의, 통장협의회 등과 협력해 신문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고령자 등 취업 취약계층으로 배포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재표 대표는 전 세대에 배포되기 때문에 동네상가들도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마을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표 대표는 자영업자들도 광고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고 단가를 낮추고, 광고주가 원하는 동네를 선택해서 광고할 수 있게 해주고, 마을신문에 상가 줄광고를 싣는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네 자영업자들은 저렴한 광고비로 광고할 수 있어서 좋고, 동네 주민들은 무료로 동네 소식도 접하면서 동네 상가 광고까지 챙길 수 있으니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집집마다 즐겁게

 

지난 723일에 창간한 청주마실 -성화개신죽림동 신문에는 칭찬릴레이, 토박이 열전 등 꼭지에서 지역주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또 구룡산 협동조합 이야기와 성화개신죽립동네에 생기는 장학회 관련 기사도 실렸다.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는 청주마실이 지향하는 것은 마을신문을 통한 공동체 구현이다. 성화개신죽림동의 경우 구룡산 주변의 다랭이(계단식) 논농사를 유기농업으로 전환해 친환경인증을 받고, (가칭) 맹꽁이쌀 등의 상표를 출원하는 구룡산공동체설립을 구상하고 있다며 창간호에 구룡산 협동조합을 제안하는 기사를 실었다고 말했다. 청주마실은 마을신문만 만드는 게 아니라 기자학교와 같은 교육프로그램, 사회적 기업 생산품 공동구매, 공동체 마을 탐방 등 부대사업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마을공동체를 모색하는 기사와 지역주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민들의 삶을 소개하는 기사로 <청주마실>은 성화개신죽림동에서 출발했다. 동네마다 마을신문을 꿈꾸는 사람들이 <청주마실>에 도움을 받아 신문을 만들고 서로 연결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재표 대표는 지금은 구멍가게처럼 시작하지만, 일년 뒤에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동네 사람들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하는 신문, 동네 상가 광고가 촘촘히 실리는 신문, 많은 발행부수로 집집마다 찾아가는 마을신문 <청주마실>이 마을신문의 새로운 성공모델로 커나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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