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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마을미디어

<도봉N> 마을신문에서 팟캐스트까지 마을 이야기 담아낸다

수희씨 2013. 8. 22. 11:52

지난 2006년 도봉 지역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 복지기관 실무자 등 기관과 단체 실무자들이 모여서 지역공동 소식지를 만들어보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이런 논의가 바탕이 돼 2009년에는 마을신문 <도봉N>이 창간됐다. 이제 도봉구에는 마을신문 <도봉N>외에도 마을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3, 보이는 마을신문 라디오 방송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을신문에서 라디오 방송까지 종합 마을미디어로 마을공동체를 가꿔가는 서울 도봉구 사례를 소개한다.


 재미있게 해보자

 도봉구에서 지역을 고민하는 조직들이 모여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지역네트워크 사업을 펼쳤다. 이때 각 기관에서, 단체에서 활동하는 실무가들은 모여서 지역에서 공동 소식지를 만들어 좋은 소식들을 널리 알리자고 결의했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회의만 했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오프라인 소식지는 아예 만들지도 못했고, 온라인 소식지 <도시락>50회 정도 발행했다. 또 공동소식지를 만들기 위해 배정된 예산도 반납할 지경까지 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활동가들은 뜻을 꺾지 않았다. 단체 활동가나 실무자들이 업무가 많아 부담스러워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동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재밌게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조직을 기반으로 한 준비 모임에서 벗어나 신문을 만들어보겠다는 사람들끼리 모이니 오히려 의기투합도 잘됐다. 이렇게 해 20096월과 7월 창간 준비호를 거쳐 9월에 정식으로 <도봉N> 창간호가 나왔다.

 <오마이뉴스>에서 기자 교육도 받고, 마을신문 기금 마련을 위한 마라톤 대회도 열었다. 마을신문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원씩 내고 동네를 달렸단다. 신문 편집 디자인도 배워가면서 용기를 내 신문제작에 임했고, 발행한 신문은 직접 들고 다니며 배포했다. 마을신문 <도봉N>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이창림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교육을 받으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좌절하기도 하는 등 신문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막상 신문이 깔끔하게 나와서 만족했다. 하지만 배포에 어려움이 많았다. 무가지와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고 소개했다. <도봉N>은 창간당시 15천부를 찍었고, 현재는 1만부를 발행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신문을 배포하는 자원활동가들이 70~80여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줄어들고 있으며, 배포 담당 활동가들이 각자 자기 방식대로 신문을 배포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직접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봉N>은 제작 비용 마련을 위해 지역주민들에게 CMS로 후원을 받고 있으며, 광도 영업도 하고 있다. 그래도 모자란 기금은 후원 주점 등을 열어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도봉구청에선 후원을 받지 않기로 편집위원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한다. <도봉N> 역시 광고 영업이 제일 어렵다고 밝혔다. 그래도 신문을 제작할 정도의 광고비가 늘 마련 돼 다행히 신문발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안정적인 편집위원회 운영 큰 힘

 현재 <도봉N>에는 편집위원등이 15명정도로 활동하고 있고,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일년에 3~4회 정도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30여명 정도다. 벌써 3년 넘게 발행하다보니 편집위원이나 시민기자들 모두 구력이 붙었다. 현재 <도봉N>에는 따로 상근 인력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이상호 반상근 기자가 주로 살림을 맡아서 활동하고 있다. <도봉N>의 편집위원들은 한 달에 한번 편집 위원회를 하고, 가족 모임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이창림 발행인은 말했다. 이창림 발행인은 편집위원들은 주로 초기부터 활동하던 분들이 많다. 이분들은 오로지 재밌어서 하는 일이다. 전에는 MT나 운동회도 많이 했는데 요즘엔 사업이 좀 줄어들긴 했다. 그래도 가족모임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재밌게 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편집위원들은 취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동네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정보가 모아지고, 편집위원들 인맥관계를 통해 취재도 한다. 편집위원 중에는 언론에 종사하는 사진기자도 있어 사진 강좌를 열고 있다. <도봉N>에는 생활 이야기도 많지만 지역현안을 본격적으로 다룬 뉴스들도 많다. SSM 실태나 사교육비 문제 등 전국적인 이슈들도 동네로 끌어와 동네 상황을 분석하고 전해준다.

 <도봉N>이 생기고 나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이창림 발행인은 주민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주민들이 어떤 일이 생기면 마을신문에 실었으면 좋겠다며 제보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의회 감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큰 변화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도봉N>을 매개로 새로운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마을 운동회나 다양한 문화 행사 등을 통해 사람들이 만나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또 그 이야기들을 잘 엮어내는 일을 <도봉N>이 하고 있다는 게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처음 마을신문을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100호까지만 만들어보자고 하며 시작했다는 <도봉N>은 이제 7월호까지 39호 신문이 나왔다. 이창림 발행인은 신문은 돈과 품이 계속 드는 작업이고, 독자들의 수준과 요구는 점점 높아지기에 지속가능하기 힘든 구조다라며 주민 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마을신문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하려고 하면 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과 함께 하고 길게 봐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그게 힘이 되었다. 주민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을신문에서 팟캐스트까지

 지난해 서울시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을 펼쳤다. <도봉N>을 필두로 해서 도봉지역에서도 마을미디어 교실이 열렸다. 서울 전역 21개 지역단체들이 마을미디어 교실을 진행했는데 도봉구는 가장 큰 성과를 냈다. 교육은 신문 만들기와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는 체험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도봉구에는 현재 마을신문을 주제로 이야기 하는 라디오 방송 <보이는 마을신문>과 영화, 텃밭 농사, 먹거리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팟캐스트가 3개나 만들어져 방송하고 있다. 미디어교육은 서울시 지원사업으로 해결했고, 방송장비는 아름다운 재단에서 지원 받았다. 또 마을예술창작소에서 스튜디오를 제공해 활용하고 있다. 올해도 서울시 지원을 받아 미디어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창림 발행인은 마을 영상 라디오 신문 출판, 모바일 등 종합적인 채널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 아이디어 단계인 것도 있고, 마을 미디어 지원사업을 통해서 발전 시켜 나가는 것도 있다. 미디어를 통해 소소한 이야기들이 흐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거대 도시 서울에서 마을미디어를 통해 공동체 가치를 추구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그 속에 흐르는 이야기들이 신문으로, 방송으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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