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수희씨닷컴

공직자 비위 근절, 언론 역할 필요하다 본문

지역언론 이야기/TV를 말하다

공직자 비위 근절, 언론 역할 필요하다

수희씨 2013. 7. 26. 09:40

 지난 6월 초 청주시 공무원이 KT&G 연초제조창 매입과정에서 66천만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나 많은 시민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애초 연초제조창 부지가 250억원이었는데 청주시가 350억원에 사들여 혈세 100억원을 낭비했다는 경찰 수사 결과 발표도 시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청주시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서는 많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시사프로그램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이번 달 TV를 말하다에서는 공직자 비위 문제를 다룬 CJB청주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을 살펴봤습니다.

청주시청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 언론 보도를 보면, 청주시 공무원 이모씨가 2010년 청주시 기업지원과장으로 재직할 때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연초제조창 매각과정에서 KT&G의 용역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고 협상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모씨가 뇌물로 받은 66천만원을 계좌에 그대로 두고 한 푼도 쓰지 않았다며 윗선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고, 이에 대해 한범덕 청주시장은 윗선 개입은 없었다, 이모씨의 개인비리일 뿐이다 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청주시에서는 경찰이 감정가를 부풀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매입 당시 평균 감정가액이 359억원이었다며 감정가를 부풀려 100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부인했습니다.

CJB는 시사매거진 인 611일 방송분 <간 큰 공무원들>에서 청주시 뇌물수수 사건을 다뤘습니다. <간 큰 공무원들> 편은 청주시 뇌물수수사건 외에도 제천시 주민센터와 단양교육청, 보은국토관리사무소 직원의 회계부정이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며 회계비리가 끊이질 않고 일어나는 이유와 대책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었습니다.

청주시 공무원 뇌물수수 사건과 다른 회계부정 사건을 한꺼번에 다루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따져볼 때 청주시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을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청주시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도 당시까지 밝혀진 사실을 다시 정리하는 수준에 그쳤을 뿐입니다. 진행자가 한범덕 청주시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발언을 하긴 했지만, 방송분에서는 한범덕 시장 입장을 취재해 보도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또한 시사매거진 인 팀의 취재로 새롭게 밝혀진 사실도 없었습니다.

 거액의 뇌물을 받은 공무원 이모씨는 뇌물수수 사건 뿐만 아니라 직장내 성희롱을 비롯해 직원간 금전차용 혐의로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간큰 공무원들>편에서도 이 내용을 언급하긴 했습니다. 뇌물수수 사건의 개요만 보도할 게 아니라, 청주시가 왜 이렇게 많은 문제를 일으킨 인사에게 주요 업무를 맡겼는지, 최종 결재 책임자이며 인사권자인 시장의 책임은 무엇인지, 뇌물 수수 사건과는 별개이지만 성희롱 피해자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었는지, 청주시 내에 인사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더 살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행히 CJB619일에 방송한 시사진단 <공직비리 근절 방안은?>에서 청주시청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과 관련해 공직비리 근절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패널로는 시의회 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대학 교수 등이 참여해 공무원 비위 문제가 왜 끊이질 않고 일어나는지, 근절 대책은 없는지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직 비리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재량권 부여, 공직기강 해이, 인사권 독점, 솜방망이 처벌, 의회 역할 부족 등을 제기했고, 대책으로는 투명한 정보공개, 내부 공익제보 보장, 도덕적 해이 사회 분위기 개선, 학연 지연 온정주의 개선, 공직 비위 근절 시스템 마련 등을 거론했습니다. 이날 방송된 시사진단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꽤 유익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러 번 같은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문제와 공직 비위 발생과 관련해 의회 책임을 묻는 질문에 있어서 출연한 시의원이 의회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한 점과 유급보좌관제를 꺼내 전체적인 토론 주제에서 벗어났던 점 등이었습니다. 또 한 패널의 지적대로 토론회에 청주시 관계자가 출연하지 않은 점도 아쉬웠습니다.

 청주시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 한범덕 청주시장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청주시청 앞에서는 연일 시장의 책임과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일인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범덕 청주시장은 지난 711일 공직자 비위 근절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튿날 또다시 감사원으로부터 청주시청 공무원 비위가 또 적발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청주시 공무원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렸던 두 프로그램 이후에 후속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 반이 지났고, 공직자 비위 문제는 또 터졌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한두번 프로그램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지나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청주시가 제시한 비위 근절 대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 보도가 시간상의 제약을 받는다면,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보다 심층성 있는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청주시청 공무원 비위 문제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고,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시청자들에게 알려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비위 사건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내는 것도 비위 근절 대책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언론은 지방정부가 제대로 행정을 펼치고 있는지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 기회에 청주시 공직자 비위 문제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파헤쳐주는 시사 프로그램의 역할이 꼭 필요합니다. 더 늦기 전에 CJB 시사프로그램이 청주시청 공무원 비위 관련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해 주길 기대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