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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한여름 책읽기의 고통

수희씨 2010. 8. 20. 11:00
열흘만에 움베르토 에코 소설 <장미의 이름>을 읽었다.  결말이 좀 싱겁긴 했지만, 재밌는 소설이다. 그런데 낯선 용어들과 성경이야기 등에 내용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책 내용도 그렇지만, 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소설 책은 별로 잘 읽지 않는데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과 집중하기의 어려움 때문에 올 여름 소설 몇 권을 읽었다.

                                                           <프라고나르의 책읽는 여인>

사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한다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여름에도 책 읽기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무더워도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되면 더위도 잊을 수 있고,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올 여름 참 힘들다. 너무 덥다는 얘기다. 집에 에어컨이 있었다면 괜찮았을까. 올 여름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때문에 지쳤다. 덥다라는 생각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주로 침대에서 책을 읽는다. 사무실에서도 하루 종일 책상 물림인데, 집에서만큼은 앉아 있고 싶지가 않다. 벌렁 드러누워버리곤 한다. 침대에서 책을 읽으면 잠이 쉽게 든다. 특히 지루한 책이거나, 내용에 끌리지 않으면 십중팔구 잠이 들어버린다.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도 여러차례 잠이 들어버렸다. 잠에서 깨고 나면 등은 후끈거리고, 목에는 땀과 머리칼이 엉겨붙어 있고, 몸은 무거운 듯 느껴지며, 머리는 띵하다.
 
집중이 잘 안되니 읽다가 놓치고, 읽던 부분을 다시 읽기도 하고, 졸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다시 책을 집는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책읽기를 게을리했다. 좀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꾸준히 책을 읽어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기를 한다면 어떤 유혹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어제는 모처럼 책 한권을 붙잡고 하루종일 끝까지 읽어내렸다.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라는 책이었는데, 더운 날씨였지만 재밌게 읽혀졌다. 아무리 더워도 잘 읽히는 책이 따로 있는 걸까. 그러니 더위 핑계로 책읽기를 게을리하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써놓고 보니 횡설수설이다. 더워서 책읽기가 좋다는 건가, 그렇지 않다는 건가.

덥다. 힘들다. 그렇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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