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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책읽기

자유주의자로 불리우는 JS 고종석, 그는 누구인가

수희씨 2014. 6. 23. 14:19

언젠가는 꼭 JS 이야기를 한번쯤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유주의자 고종석. 그는 한때 기자였지만 지금은 파워트위터리안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스스로를 JS라 칭한다. 나도 따라서 그를 JS라 부른다. 한때나마 기자를 꿈꿔왔던 내게 고종석은 참 멋진 기자였다. 한국말로 기사를 잘 쓰는 것도 모자라 그는 영어와 프랑스어 등 외국어도 잘 한다고 했다. 기사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소설도 썼다. 참 그는 언어학 박사 학위 소유자이기도 하다.

 내가 처음 고종석 소설을 읽은 게 기자들이었다. ‘유럽의 기자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소설은 고종석을 통해 본 유럽사회, 기자사회, 이방인과의 사랑 등 낭만 그 자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에는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같은 우리말을 새롭게 되새길 수 있는 책들을 통해 고종석을 만났다. 그러다가 한참 잊고 살았다. 고종석은 간간히 신문이나 시사잡지 시사인에 칼럼을 썼다. 그러다 갑자기 절필을 선언했다. 지난 2012년 한 칼럼에서 직업적 글쓰기를 접겠다고 선언했다. 이제까지도 자신의 글이 독자에게 끼친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앞으로도 자신의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평생 글 써서 먹고 살아온 JS는 생계가 막막하긴 하지만 그래도 글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JS의 절필선언은 충격적이었다. 난 진심으로 안타까웠다. JS가 절필 선언을 하고나서 얼마 되지 않아 소설 해피패밀리가 출간됐다. 난 그때만 해도 더 이상 JS 책은 나오지 않을 거라며 책을 여러 권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책이 안 팔려서 절필선언까지 한 그를 내 식으로 위로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좋다고 선물한 그 소설책이 좋았다고 말한 이가 없었다.) JS에 절필선언에 대한 안타까움은 금방 떨쳐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제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 JS가 떠드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JS는 트위터를 한다. 트위터에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많은 이야기를 한다. 트위터를 하는 JS는 그 이전에 상상했던 JS와는 참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대선 때 JS는 피곤할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더랬다. 문재인 보다는 안철수를 지지하는 트윗을 많이 날렸기 때문이다. JS가 표현한 대로 깨시들(깨어있는 시민의 줄임말 즉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당시 난 JS의 트윗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읽으며 혼자 낄낄거렸다. JS의 자유분방한 트윗에 문빠 혹은 깨시들이 골이 잔뜩 났었나보다. JS가 왜 그리 안철수를 지지했는지는 잘 파악 못했지만 JS 생각에는 박근혜를 이길만한 후보는 안철수였는데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서 더 공격 수위가 높아졌던 것 같다. 그런데 당시 분위기는 문재인 후보가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적어도 SNS상에서는 그랬다. 그러니 JS가 얼마나 얄미웠을까. 난 속으로 JS를 열렬히 응원했더랬다. 차마 대놓고 말하지 못했기에 대리만족 같은 걸 느꼈다.

JS는 거침없었다. 절필을 선언한 이후 오히려 그는 말이 많아졌다. 옛날 얘기도 심심치 않게 꺼내 신랄한 비판을 했으며 남들이 다 훌륭하게 평가하는 유명인사들에 대한 JS만이 할 수 있는 평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더니 결국 고종석의 낭만 미래라는 책이 나왔다. 고종석에게 우리 시대 지식인의 책임을 묻는 인터뷰집이다. 이 책은 JS의 자유주의란 무엇인지를 꿰뚫는 질문들을 여러 분야와 현상에 대해 묻고 답을 찾아내고 있다. 가장 큰 줄기인 JS의 자유주의에 대해 JS는 자유주의자라는 말을 더러운 말로 여겨본 적이 없다며 자유주의자는 공동체가 평등의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 영역을 침해하는 데 반대한다며 자유주의는 개인주의자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JS는 약한 자들을 위한 자유주의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JS는 칼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 롤스의 정의론등의 책들과 조지오웰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그 책들을 읽기를 권한다.

 이 책에서 JS는 노무현에 대해서도 말한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박정희의 대립각이 된 것은 자살 때문이라고 밝히며, 노무현의 자살을 통해서 한 집단의 교주가 돼버렸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또 기분나빠할지도 모르겠다) JS는 영남패권주의와 더불어 한국 사회 갈등 요인이 되고 있는 게 노무현 신화라고 생각한다며 박정희 지지자들과 노무현 지지자들은 서로 자신들이 정의를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절대악으로 취급하고 있고 정치인들과 언론은 이런 증오를 부추겨 이득을 챙기는 꼴이라고 말한다. 지금 한국 유권자들은 어떤 정치적 무리에 속해 있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JS는 지식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도 자유의 평등이라는 원칙에서 그들의 말이 특권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고종석의 낭만미래이 책은 고종석의 정치적 견해를 살펴볼 수 있어 JS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JS의 책이 또 나왔다. 한국어를 가장 잘 쓴다는 그가 한국어 글쓰기 강좌에서 한 강연을 모은 책 고종석의 문장이다. 고종석은 글은 왜 쓰는지, 한국어답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강연했다. 고종석은 또 다른 재능은 본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이지만 글쓰기는 훈련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절필 선언 이후 책이 너무 많이 나와서 나름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읽어낼 고종석이 많다는 것은 또 다른 행복이다. 적어도 내게는 . 부단한 노력으로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를 나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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