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수희씨닷컴

나를 돌아보게 해 준 동범상 본문

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나를 돌아보게 해 준 동범상

수희씨 2012. 1. 10. 15:19

시민운동이 무엇인지, NGO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모른 채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간사라는 직함을 달고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혼자서 일한다. 혼자서 부딪치며 일을 배우고 하고 있다. 가끔씩 어떻게 버텼을까를 생각해본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어려운일을 하면서 버텨왔다는 게 놀랍다. 내가 한 일인데도 놀랍다. 잘했다는 건 아니다. ^^;;

나는 큰 상을 받았다. 동범 최병준 선생님을 기려 시민운동가에 주는 동범상을 탔다. 동범상이 만들어진지 올해가 9번째, 지역의 열심히 활동하는 유명한 활동가 선배들은 모두 이상을 탔다. 이상은 중복해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후보들은 줄어들기 마련이고, 돌아가면서 상을 타는 거라는 말을 내 스스로도 해왔지만, 막상 상을 받고 나니 그 무게감에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내가 자격이 있나, 왜 수상 소감을 그렇게 말했을까상을 받은 지난 14일부터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엔 온통 동범상이 가득하다. ‘그래 잘해왔잖아! 앞으로도 더 잘하면 돼하면서 뿌듯하기도 했다. 너무나 간사한 마음이랄까. 상을 받기 전에 동범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했던 사실들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했다. 동범상은 나의 활동을 격려해주시고, 앞으로 더 잘하라는 뜻에서 주신 상인 걸 잘 알고 있다. 상을 받기 전엔 몰랐는데, 받고 나니 참 고맙다.

내가 동범상을 탈 만한 시민운동가의 삶을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하진 못하겠다. 그래도 상을 받고 나니 충북민언련을 지켜주신 회원님들에 대한 고마움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충북민언련 활동을 지지해주시고, 회비를 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우리 단체는 정말 작다. 그리고 외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않는다. 순수하게 회원들이 내주는 회비로 운영한다. 경상비와 인건비를 빼고 나면 남는 돈도 없다. 그래서 사업비가 없어 사업도 맘껏, 양껏 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잘 굴러왔다. 뜻을 인정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별로 표시도 나지 않고 생색도 낼 수 없는 작은 단체에 후원을 한다는 건 정말 큰 결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을 여러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니 동범상은 지역사회가 우리 단체 활동을 인정해주고, 가치를 알기 때문에 주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니 더 뿌듯하다. 우리 단체의 주장과 활동이 얼마나 큰 폭으로 공감 받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힘들지 않느냐, 외롭지 않느냐 라고 많은 분들이 묻는다. 물론 그런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더 바쁠 때가 많다. 그러고보니 나를 외롭지 않게 해준 많은 분들이 있어서 더 버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충북민언련을 지켜주신 회원님들, 지역의 여러 단체 활동가분들, 또 전국민언련 활동가들고마운 분들 참 많다. 많은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동범상 수상은 나를 돌아보게 해 준 거울이다. 그리고 또 다시 달려가야 하는 길에 대한 이정표다. 나는 오늘 하루도 재미있게, 신나게 그렇게 만들고 싶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