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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기대와 실망이 오간 간송 미술관

수희씨 2011. 5. 24. 12:59
간송 전형필.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나에게  미술사 수업 시간 마다 이름을 듣게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때는 사실 간송의 삶이나 사상 따위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냥 미술품을 많이 모은 사람 정도로 알았다할까. 


얼마전 간송 전형필 전기 <간송 전형필>을 재밌게 읽었다.
아주 단숨에 생생하게 전형필의 삶을 볼 수 있었다.
르뽀 작가가 쓴 전기라서일까, 아니면 워낙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가.

간송의 전기를 읽으며,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걸 지킬 수 있다는 힘이 있다는 것,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했다.

그리고 간송 미술관에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간송미술관은 일년에 딱 두차례 전시를 한다.
미술사를 배웠다면서도 난 그동안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지난 일요일 계획도 없이 길을 나섰다. 미술관 앞으로 길게 늘어선 줄, 한시간을 기다려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사군자대전> 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차분히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오래동안 기다렸던 기대감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답답하기만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심사정, 김정희, 이하응 등이 그린 대나무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옛선비들은 글일 읽고, 쓰고, 그림까지 즐겼나보다.
선비의 기개를 표현한 사군자를 보니 어떤 것은 절개가, 어떤 것은 정취가 묻어났다. 

간송 미술관은 참 소박했다. 오래된 건물만큼 실내 전시대도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듯 했다. 
미술관 주변으로 심겨진 화분과 나무들이 소박한 미술관과 어우러졌다. 

일년에 딱 두번 뿐이라서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간송미술관 전시.
보다 자주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힘들게 모은 간송 전형필의 컬렉션을 아무 때나 보고자 하는 것도 욕심이라면 욕심일 수 있겠다.
그래도 '전시'인데, 제대로 된 환경을 갖추고,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좀 주면 좋겠다.

기대했던 만큼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한 건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간송의 문화재 사랑 정신에도 어울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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