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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Let's do it....Midnight in Paris

수희씨 2012. 7. 18. 21:58

나는 아직 파리를 여행해보질 못했다. 그러나 파리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다. 어떻게 파리를 동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파리에 다녀 온 친구는 생각보다 너무 지저분했다고 말했지만 그런 이야기는 귓등에도 들리지 않았더랬다. 

파리에 대한 동경은 중학교때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읽으면서 시작됐다. 홍세화의 나는<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여러번 읽으면서는 더욱 더 파리에 가고 싶었다. 불어를 배워 르몽드를 읽고 싶다는 욕심까지 부렸더랬다. 그들의 문화, 철학, 이런 걸 제대로 모르면서도 멋져 보였다.  

어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다. 영화 첫 장면부터 가슴을 들뜨게 했다. 파리 시내 곳곳에 비가 내리고 있다. 카메라는 비내리는 작은 골목들을 보여준다. 왠지 그 골목길을 걸어야 할 것만 같다. 영화 내용은 더욱 더 환상적이었다. 약혼녀와 약혼녀의 부모와 함께 파리로 여행을 온 소설가 길은 로맨틱한 파리의 길을 걷고 싶어하지만 약혼녀 이네즈는 쇼핑이나 하길 원하는 눈치다. 

그러던 어느날 홀로 파리 거리를 헤매다 앉아 있던 길은 종소리와 함께 오래된 차를 타게 된다. 그런데 길에게 어서 차를 타라고 권했던 이는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였다. 어머나 세상에....길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1920년대로 이동한다. 피츠 제럴드 뿐이 아니다. 길은 술집에서 헤밍웨이도 만난다. 헤밍웨이만이 아니다. 피카소, 달리, 거투르드 스타인 등....책 속이나 그림으로 만나던 작가들이 살아 나온 듯 하다. 길은 그들과 술을 나누고 짧은 시간이지만 우정을 나눈다. 

길은 피카소와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여인 아드리아나를 만나 서로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아드리아나와 함께 다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길이 평소에 동경해마지 않았던 1920년대에서 다시 1890년대로 황금시대로 불리는 그 시기로.... 아드리아나는 여기에 남자고 하지만 길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파리에 남기로 하고, 자신처럼 비내리는 파리 거리를 걷기 좋아하는 가브리엘을 만나 함께 길을 나서며 영화는 끝났다.  


영화는 한여름밤의 꿈같은 환타지 그 자체였다. 농담을 즐기던 우디앨런 감독은 아예 작정하고 파리속으로 빠져들어라고 주문하는 듯 하다. 로맨틱한 그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데.....내가 만나보고 싶었던 예술가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다니....이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설레이고, 흥분했다. 나처럼 파리를 동경하고, 황금시대의 예술가들을 동경해왔던 사람들에겐 충분한 감흥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아, 그나저나 파리를 언제 가볼까? 생각만으로도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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