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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충북지역언론은 지금

파업하는 언론인들을 보면서 든 생각

수희씨 2012. 3. 2. 18:33

MBC 노동조합이 파업을 한지 한 달이 넘었다. MBC는 기자회장을 해고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싶다. 다른 언론사들도 파업 소식이 들려온다. KBS, YTN, 연합뉴스도 파업을 결의했다하고, 국민일보 노조와 부산일보 노조도 사측에 맞서 편집권을 놓고 싸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따른 폐해가 이제 터져나오는가보다. 파업에 나선 언론인들은 말한다. 부끄러웠다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된다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해직언론인들이 만들고 있는 <뉴스타파>, MBC노조가 만드는 <제대로 뉴스데스크>에 감동받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제대로 된 뉴스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줬다. 언론이 말하지 않는 사실들을 파헤치는 팟캐스트 방송들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도 언론인들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말 많은 공부를 하게 한다. 언론 문제도 마찬가지다. 주류 언론의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파업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기에 이들의 파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 이들이 말하는 대로 권력을 감시하는 국민의 언론으로 거듭난다면야 무한도전을 못 본다 해도 참을 수 있다.

                            <출처: 뉴시스>

이렇게 파업하는 언론인들을 보면서 지역언론을 다시 생각했다. 지역에서는 언론과 관련해 그리 큰 쟁점이랄 게 없다.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편집권을 맘대로 휘두르는 못된 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당연한 것인가?! 아니, 정말 지역언론의 문제는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다시 생겨난다.

위기다, 어렵다, 난립이다, 뭐 이런 이야기들에도 내성이 생긴 게 아닌가 싶은 마음도 있다. 그리고 지역언론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언론운동 단체 활동가라는 사람이 할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말이다. 아프다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으니 그저 괜찮은가보다 싶다. 최근 미디어렙법과 관련해 종교방송과 지역민영방송 노조의 다급한 노력 정도가 이목을 끌 정도였다.

지역언론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면서 지역언론을 보면 뭔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다가는 이내 뭐 별문제 없다는데 괜한 걱정이야 하고 딴전을 피우게 된다. 출입처에서 나오는 뉴스를 똑같이 찍어내는 신문들, 턱없이 모자라는 로컬 프로그램 편성, 판에 박힌 뉴스, 쟁점도 의제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지역언론을 보면서 점점 힘이 빠진다. 어떻게 된 일인지 총선이 다가오는데도 별로 분위기가 살아나질 않는다. 지역에서도 제대로 뉴스데스크 같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지역주민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지금까지 우리가 보던 뉴스와는 다른 걸 보여주면 관심을 더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지역언론인들도 지역주민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까?

파업을 하면서 언론의 문제를 알려내고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힘을 얻는 언론인들은 그나마 행복한 게 아닌가 싶다. 지역에서 열심히 뛰는 언론인들은 과연 행복할까? 서울의 파업을 보면서, 지역은 이대로 정말 괜찮냐고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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