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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야기/충북지역언론은 지금

충북일보, 정우택 국회의원 만들기 나섰나?

수희씨 2012. 1. 17. 11:14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지역 일간지들이 정우택 당시 지사를 띄우는 보도에 앞장서 일각에서는 정비어천가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신문들은 정우택이 대세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고 자부했을수도(?) 있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

또 다시 찾아온 선거. 오는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일간지 가운데 충북일보의 보도태도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충북뉴스브리핑에서 지적했던 사안들을 중심으로 충북일보의 정우택 띄우기 보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되돌아봤다.

충북일보 정우택 전 지사 관련 보도를 보면 크게 세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빅매치 프레임, 정우택 -홍재형의 대결이 빅매치가 될 것이라는 식의 예상 보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정우택 예비후보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일기예보식이나 점치는 방식의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 세 번째는 정우택과 관련한 사안이라면 무조건 부각하고 보는 방법 등이다. 기사 가치와 상관없이 1면 머리기사나 1면 주요기사로 배치해 부각시켰다.


                                                                        <충북일보 1월16일 1면>

빅매치, 박빙 강조하며 대권 꿈 강조

첫 번째 빅매치 프레임 보도는 지난해 10월7일 시작했다. 정우택 전 지사가 먼저 홍재형 의원의 나이를 운운하며 은퇴할 때가 됐다는 말을 해 보도가 됐고, 이에 홍재형 의원이 반박한 것을 두고 신문들이 두 사람간의 신경전이라며 보도했다. 이때 충북일보는 2011년 10월7일 1면 머리기사 <날선 설전>을 싣고 상당 지역의 빅매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충북일보는 10월18이치 1면 <청주상당 용호상박>에서 CJB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다시 빅매치 박빙을 강조했고, 11월7일치 5면 <한 “바람아 불어라” 민 “바람만 없으면”>에서도 다시 박빙의 대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1월16일치 1면 머리기사 <내년 4.11 총선 ‘벌써 뜨겁네’>에서 예비주자들의 동정을 전하며, 정우택 전 지사가 대망론을 내세워 진검승부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충북일보는 같은 날 <정우택 전 충북지사 “대권 꿈 버리지 않아”>를 싣고 정전지사가 대선의 꿈을 밝혔으며, 빅뱅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해 보도했다.

말이 되거나 말거나 쓰고 본다?

충북일보의 정우택 전 지사 관련 보도 가운데 제일 안타까운 것은 기사 가치와 상관없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배경이나 맥락과는 상관없이 정우택 전 지사를 위한 기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일보는 10월19일치 4면 <한 청주‧청원당협위원장 ‘민생현장 첫 걸음’> 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정우택 전 지사등이 포함된 일행이 민생현장 방문에 나섰다는 얘긴데, 사실은 민생탐방이라기 보다는 사진만 찍고 돌아가 빈축을 샀다. 다른 신문들이 이 사실을 보도한 반면 충북일보는 이 사실을 감춘 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올해 1월16일치 1면 <날카로운 양의 악마 조용한 태양을 죽인자>에서는 난데없이 인디언식 이름을 들고 나왔다. 인디언식 이름 짓기가 유행인데 청주상당 지역 후보들의 인디언식 이름에 관심이 쏠린다는 게 이유였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8월8일치 4면 <충청권 몫은 정우택 솔~솔~>에서는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정우택 전 지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당시 정우택 전 지사가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은 충북 지역언론 뿐이었다.

이 두 기사는 그저 정우택 전 지사를 한 번 더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그런 기사였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 할 언론보도가 운명이 어떻다느니, 바람이 분다느니 이런 식의 전망밖에 내놓질 못하고 있는 형편을 그대로 보여줬다.

편파보도 지속하는 이유는?

돌이켜보니 참 오랜 시간동안 정우택 전 지사를 위해 충북일보가 나름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충북일보의 친 정우택 보도에 대해서 독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없어서일까? 그렇다면 충북일보 독자들은 정우택 전 지사 관련 보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선거 관련 기사가 흥미 위주나, 어떤 특정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보도된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태도다.

충북일보의 주주이기도 한 인사가 정우택 전 지사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신문사는 사기업일지 모르겠지만, 신문은 사적인 목적을 도모하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된다. 스스로 사회의 공기임을 자처하면서 편파보도를 자처하는 것도 모순이다. 정우택 전 지사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충분한지를 검증할 수 있는 보도를 보고 싶다.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그러면서도 내용도 부실한 기사는 정우택 전 지사에게도, 충북일보에도 득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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