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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정우택 국회의원 만들기 나섰나? 본문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지역 일간지들이 정우택 당시 지사를 띄우는 보도에 앞장서 일각에서는 정비어천가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신문들은 정우택이 대세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고 자부했을수도(?) 있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
또 다시 찾아온 선거. 오는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일간지 가운데 충북일보의 보도태도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충북뉴스브리핑에서 지적했던 사안들을 중심으로 충북일보의 정우택 띄우기 보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되돌아봤다.
충북일보 정우택 전 지사 관련 보도를 보면 크게 세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빅매치 프레임, 정우택 -홍재형의 대결이 빅매치가 될 것이라는 식의 예상 보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정우택 예비후보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일기예보식이나 점치는 방식의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 세 번째는 정우택과 관련한 사안이라면 무조건 부각하고 보는 방법 등이다. 기사 가치와 상관없이 1면 머리기사나 1면 주요기사로 배치해 부각시켰다.
<충북일보 1월16일 1면>
빅매치, 박빙 강조하며 대권 꿈 강조
첫 번째 빅매치 프레임 보도는 지난해 10월7일 시작했다. 정우택 전 지사가 먼저 홍재형 의원의 나이를 운운하며 은퇴할 때가 됐다는 말을 해 보도가 됐고, 이에 홍재형 의원이 반박한 것을 두고 신문들이 두 사람간의 신경전이라며 보도했다. 이때 충북일보는 2011년 10월7일 1면 머리기사 <날선 설전>을 싣고 상당 지역의 빅매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충북일보는 10월18이치 1면 <청주상당 용호상박>에서 CJB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다시 빅매치 ‧박빙을 강조했고, 11월7일치 5면 <한 “바람아 불어라” 민 “바람만 없으면”>에서도 다시 박빙의 대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1월16일치 1면 머리기사 <내년 4.11 총선 ‘벌써 뜨겁네’>에서 예비주자들의 동정을 전하며, 정우택 전 지사가 대망론을 내세워 진검승부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충북일보는 같은 날 <정우택 전 충북지사 “대권 꿈 버리지 않아”>를 싣고 정전지사가 대선의 꿈을 밝혔으며, 빅뱅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해 보도했다.
말이 되거나 말거나 쓰고 본다?
충북일보의 정우택 전 지사 관련 보도 가운데 제일 안타까운 것은 기사 가치와 상관없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배경이나 맥락과는 상관없이 정우택 전 지사를 위한 기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일보는 10월19일치 4면 <한 청주‧청원당협위원장 ‘민생현장 첫 걸음’> 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정우택 전 지사등이 포함된 일행이 민생현장 방문에 나섰다는 얘긴데, 사실은 민생탐방이라기 보다는 사진만 찍고 돌아가 빈축을 샀다. 다른 신문들이 이 사실을 보도한 반면 충북일보는 이 사실을 감춘 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올해 1월16일치 1면 <날카로운 양의 악마 조용한 태양을 죽인자>에서는 난데없이 인디언식 이름을 들고 나왔다. 인디언식 이름 짓기가 유행인데 청주상당 지역 후보들의 인디언식 이름에 관심이 쏠린다는 게 이유였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8월8일치 4면 <충청권 몫은 정우택 솔~솔~>에서는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정우택 전 지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당시 정우택 전 지사가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은 충북 지역언론 뿐이었다.
이 두 기사는 그저 정우택 전 지사를 한 번 더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그런 기사였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 할 언론보도가 운명이 어떻다느니, 바람이 분다느니 이런 식의 전망밖에 내놓질 못하고 있는 형편을 그대로 보여줬다.
편파보도 지속하는 이유는?
돌이켜보니 참 오랜 시간동안 정우택 전 지사를 위해 충북일보가 나름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충북일보의 친 정우택 보도에 대해서 독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없어서일까? 그렇다면 충북일보 독자들은 정우택 전 지사 관련 보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선거 관련 기사가 흥미 위주나, 어떤 특정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보도된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태도다.
충북일보의 주주이기도 한 인사가 정우택 전 지사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신문사는 사기업일지 모르겠지만, 신문은 사적인 목적을 도모하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된다. 스스로 사회의 공기임을 자처하면서 편파보도를 자처하는 것도 모순이다. 정우택 전 지사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충분한지를 검증할 수 있는 보도를 보고 싶다.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그러면서도 내용도 부실한 기사는 정우택 전 지사에게도, 충북일보에도 득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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