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수희씨닷컴

재난상황, 지역방송 꼭 필요하다 본문

지역언론 이야기/지역언론을 말하다

재난상황, 지역방송 꼭 필요하다

수희씨 2011. 8. 30. 14:26

올 여름 정말 많은 비가 무섭게 내렸다. 그리고 피해도 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더 이상 기상이변 탓만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727일 서울 강남 지역의 비 피해와 우면산 산사태! 도심 한복판이 순식간에 비에 잠기는 모습과 아파트로 산사태로 인한 흙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지난 3월 일본을 덮친 쓰나미도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충북지역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북부권을 중심으로 비피해가 많았고, 올해는 유난히 산사태로 인한 피해도 많았다. 더이상 충북도 안전 지대는 아니다. 실제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도 상당히 컸다.

피해현장만 중계해주는 재난 보도

자연재해,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TV 뉴스가 온통 재해 현장을 담아내는 소식들이다. 기자들이 평소와는 다른 모습 점퍼를 입고, 비를 맞으며 지금 여기는 어디다, 날씨가 어떻다, 상황이 어떻다는 소식을 쏟아낸다. 지역별로 한바퀴 돌아보는 수준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피해 현장이 반복해서 하루종일 전파를 탄다. 지난 3월 일본 쓰나미와 지진피해도 지나칠정도로 반복적으로 방송에 나왔다.

                                                          < 경향신문 7월28일자 1면>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장면을 시청자들이 원해서일까. 재난을 입은 모습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가족을 읽은 유가족의 오열 장면이나, 피해로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도 반복되어 방송된다. 이를 보도할 때도 언론이 쓰는 표현, 용어에서도 많은 문제가 드러난다. 전쟁용어를 많이 쓴다. 쑥대밭, 물폭탄, 아수라장, 물바다, 폐허 등의 용어를 가감 없이 쓴다. 과연 이런 표현들은 문제가 없을까? 올해 매스컴을 통해서 가장 많이 들은 표현은 ‘100년만의 기습폭우. 네티즌들은 도대체 100년 전에 우리나라가 어떠했기에 자꾸 ‘100년만에라고 하는 것이냐고 비꼬기도 했다. 언론은 ‘100년만이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재난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몰아가기에 바빴다. 이처럼 자극적인 화면과 용어사용으로 불안감을 조장하고, 피해 상황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데에 그치는 재난 보도가 많았다.

재난 피해상황을 현장 중계하는 것만이 과연 재난방송의 역할일까?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런 보도에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오히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에 맞는 정보, 즉 기상 상황이나 피난 대처 요령, 구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절실하다고 한다. 실제 일본의 재난 방송을 보면 필요한 정보 전달 위주로 방송을 한단다. 기상특보나 뉴스 속보 등을 활용해 재난 위험을 알리고, 현재 상황을 전달해주는 역할, 앞으로의 기상 상황을 전달해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난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언론이 먼저 제시해주는 것이다. 충북지역 일간신문 <중부매일>이 지난 2009년 10월 충북대 위기관리연구소와 공동기획으로 재난 대비 기획보도를 내놓았다. 중부매일은 반복되는 재난에 안전한 충북을 만들겠다는 기획의도를 밝히고 7차례 보도했다. CJB 청주방송도 올해  <재난관리 시스템 이젠 바꿔야 한다>라는 기획 시리즈 보도를 했고, 지난 85일 시사진단 < 재난방지정책 이대로 좋은가>를 통해 자연재해 재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토론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재난상황 지역언론 꼭 필요하다

피해상황 중계보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방지 대책을 살폈다는 데에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보도들이다. 일회성 보도
, 일회성 프로그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충북의 재난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긴 호흡으로 다뤄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실제 충북지역에서는 어떤 종류의 재난이 발생하는지, 그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지, 재난 상황에서 주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재난 이후 복구 체계 시스템이나 피해 주민들의 보상 문제나 복구 상황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앞으로도 집중적으로 다뤄준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해보니, 재난 상황은 지역언론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다른 지역에서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려주고, 앞으로를 예측해주는 정보가 꼭 필요하다. 아울러 DMB방송에도 지역방송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심각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TV수신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지상파 DMB방송이 주목받는단다. DMB가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기에 유선전화나 인터넷 망이 끊어져도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DMB사용자가 얼마나 많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일어난 재난 상황을 가장 잘 알려주는 역할을 바로 지역언론이 할 수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