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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책읽기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언론 권력은 어찌 될까?

수희씨 2010. 6. 22. 10:52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년이 지났고, 수많은 책들이 나왔다.
그 가운데 자서전 <운명이다> 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삶을 사건 별로 개괄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한미FTA, 이라크 파병 등 대통령 시절에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던 정책들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명 아닌 변명'도 볼 수 있었다. 

나의 관심을 끌었던 건 바로 언론과의 대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언유착을 단절하고, 기자들의 취재관행 만큼은 바꾸려고 생각했단다. 언론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것, 공정한 토론의 장을 여는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시민을 대신해야 할 언론이 권력의 하수인 역할, 권력의 대안과 결탁에 직접 선수로 뛰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탄식 했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만큼 언론으로부터 욕을 많이 먹은 대통령이 없을 것이다.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 라는 말은 괜히 유행한게 아니었다. 권위가 없네 어쩌네 하면서 노무현을 조롱하기 일쑤였고, 정부 정책을 제대로 짚기보다는 무조건적인 반대도 많았다. 정권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뒤바뀐 조중동 보도태도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다만 언론앞에서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대통령이고자 했다" 그게 전부였는데, 이를 힘들게 하는 게 언론 권력이다. 

조폭언론, 썩은 내 나는 신문, 신문으로 위장한 범죄집단....이런 말을 듣는게 우리나라 대표언론들의 현주소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언론 육성에도 힘을 썼다. 참여정부 시절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실시된 정책이 지역신문발전지원정책이었다. 건전한 신문을 키워서 지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신문시장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지역신문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어느 대통령보다 언론의 문제를 고민했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 책임있는 언론, 자서전에나 남아 있을 요원한 숙제가 되려나 싶다.

언론개혁 시민의 힘으로! 우리 단체 충북민언련의 기치다. 다시 한번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당신, ‘악어의 눈물’에 또 속을 셈인가?!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일주일이었다. 노무현을 지지했거나 그렇지 않았거나 안타까운 서거소식에 눈물 찍어낸 날들이었다. 말들이 참 많다. 노무현을 분석하고, 슬픔을 전하고, 더러는 모욕을 주는 말들도 넘쳐났다. 여기에 한마디 더 보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지못미’ 노무현?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이다, 지나고 나서 보니 당신이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만큼 죽도록 욕먹은 대통령도 없을 것이다.

나도 노무현 대통령을 욕했다. 나는 진보적인 ‘척’하는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미FTA를 추진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추진한 노무현 대통령이 못마땅했다. 그래도 노무현은 상식적인 사람이었다. 국민을 속이려고, 억누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소박했다. 노간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진 속 노무현 대통령은 지나칠 정도로 매력적이다.

언론도 책임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펼쳤으며, 검찰과 합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잡법’으로 몰아간 언론이 잘못했다며 책임을 묻고 있다. 검찰과 언론의 합작품, 이 합공에는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이라 불리는 보수신문 만이 나선 게 아니었다. 공영방송 KBS도, 경향과 한겨레도 잘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는 두고두고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일부 언론이 자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역시나 언론은 ‘반성’에는 약하다. 봉하마을에서 쫒겨나고 욕을 먹어도 그들은 잘못했다 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발 빠르게 애도정국의 충신인양 굴었다. 비난의 화살을 검찰로 돌리는 데에도 재빨랐다.

악어의 눈물 흘리는 ‘조중동’

특히 조중동의 변신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조중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망’의 눈길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아니 필사적으로 피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한 방 얻어 맞은 뒤끝보다 더 뜨거운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애도’하고 있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다. 그들은 어서 빨리 이 추모 열기가 식기를 기대하고 있다.

6월 언론법 처리를 서둘러야 완벽한 ‘여론장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우리에겐 중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언론, 죽음을 슬퍼하는 '척‘ 하는 언론, 그리고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 계산을 서두르는 언론이 모두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언론법이 몰고 올 파장은 만만치 않다.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조중동‘에 방송을 내어주겠다는 것은 ’조중동‘의 뜻대로 이 나라를 움직여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속아주었는가. 신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두 팔 걷어 부친 그들이다. 철저하게 지역민들을 무시해 온 그들이다. 그들의 영악한 움직임에 또 한 번 속아서 정말 지역을, 우리들의 삶을 내주는 꼴을 당해선 안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용산 철거민, 장자연, 박종태,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모두 안타까운 죽음이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다. 우리 사회를 성찰할 기회를 눈물 바람으로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자,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아직도 ‘조중동’을 옆구리에 끼고 있는 당신에게 ‘절독’부터 권한다. 그 다음은?

 (지난해 6월 <중부매일>에 기고했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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