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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은 따져보지도 않고, '치적'홍보만?

수희씨 2010. 8. 17. 11:37
지역언론과 지방자치단체장은 어떤 관계일까. 지역언론의 자치단체장 감시, 견제 역할은 힘이 빠진 지 오래다. 지난 민선4기 정우택 지사가 임기 중에 있을 때도 일부 언론들의 정비어천가는 정말 대단했다. 지역언론의 자치단체장 치적 홍보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오늘 새삼 확인했다.


지난 1월, 정우택 전지사는 오송바이오그린메디컬시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송첨복단지와 연계해 오송에 외국 병원들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오송첨복단지를 의료, 헬스, 교육으로 특화된 3개의 복합타운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형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시에도 신문들은 도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쓰기 바빴다. 특히 충북일보는 친절하게(?) 1월22일자 1면 <오송메디컬 시티 그랜드플랜 발표>라는 기사를 싣고 “ 충북도 최대 치적인 오송 첨복단지가 도민들 뇌리 속에서 사리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랜드 플랜의 탄생 원인이 된 것이다”라고 알려줬다. 정 우택 전 지사가 이 사업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있는 것을 짐작하게끔 하는 대목이었다. 


사업을 담당했던 BMC라는 업체가 갑자기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구조가 발생해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발표했다고 오늘 신문들이 전했다. 보도내용을 보니, 이시종 지사가 오송메디컬시티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충북일보는 오늘 8월17일자 2면 < 민선 5기의 소극적 태도 ‘난맥상’>에서 이시종 지사가 타당성 검증을 지시했는데, 검증하자고 나서니 사업제안자인 BMC측이 최종 사업포기를 결심한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사업 타당성 검증을 제대로 하겠다는 데 이를 두고 사업을 안하겠다고 나오니 담당사업체 행동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 업체는 정우택 전 지사가 재선에 성공했다면 '군말없이' 사업을 추진했을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일텐데 사업 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하려고 했던 것일까. 이를 두고 도지사가 소극적이라 제동이 걸렸다고 말하는 언론은 제정신인가. 언론이 먼저 사업 타당성을 따져줘야 할 게 아닌가. 어째 이번에도 어영부영 책임공방만 하고 넘어갈 테세다.  

오송첨복단지와 함께 오송메디컬시티는 정우택 전 지사의 주요 치적으로 선거직전까지 톡톡한 홍보효과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오송과 대구가 선정됐다. 오송 첨복단지 유치 보다 정우택 지사의 치적에 더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있었다. 특히 충북일보는 2009년 8월11일치 4면 <정우택 지사, 공천 8부능선 넘다>에서 첨복단지 유치 성공으로 정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는 “ 5조6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책사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도지사라는 타이틀이 가져다 줄 정치적 반사이익을 계량화할 수 없지만 엄청날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라며 첨복단지 오송 유치를 강조했다. 그리고 지역 정가 관계자의 말이라며 “공천의 8부 능선을 넘었다”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서는 탄탄한 정치적 입지라는 표현을 두 차례나 쓰면서 정지사의 공천이 필연적임을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충북일보는 지난 4월1일치 1면에 <지역의료 생산 6,600,000,000,000원>에서 충북도가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오송 첨복단지가 본궤도에 오르면 지역 의료생산이 무려 6조6천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놓고 선거운동에 나선 셈이다.

정우택 전지사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사업을 발표한 것이란 걸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했다. 앞장서서 바람잡이만 한 꼴이다.


 

                               <충북일보가 지난 4월6일 1면에 실었던 기사다. 제목 참 끔찍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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